이제하 소설전집 1 - 초식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정신적 분열증이라해도 좋을 심각한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는데그 바로 뒷전에는 6.25가 생생한 현재로,지금이라도 덮쳐올 듯한 공포로 솟아 있다.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소박한 반전(反戰)의 휴머니즘이나 무기력한 운명론으로 귀결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소설의 특징은 자기자신까지 싸안아 근본을 뒤집어버리는 통렬한 부정의 정신이 전쟁의 폭력성에 대한 인식을 꿰뚫고 솟구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