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동해>에서 이상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함께 여관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으나 즉각 그 사실을 희화화해 버린다. 윤이 먼저 임이를 건드렸으니 ‘나’ 같은 것은 묵살하고 통과해 버리라는 것이다. 자신이 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며 또한 임이의 부정에 충격을 받고 있지만 타인의 앞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즉 이상은 자신의 모습을 전부 드러내 보이면서 오히려 깊은 부분은 감추어 버리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타인과는 다른 기이한 행동을 하고 그를 통해 자신을 감춘다는, 이러한 드러냄의 방식 속에서 자신을 감추자는 것이 이상이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의도하는 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