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로맨스가 좋다
[못말리는 연인] 우진이의 누나 기진이의 러브 스토리, 공개합니다!
상쾌한 아침이라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했건만 업무 시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의 얼굴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
“오늘 새로 오신 기획실장님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윤지현이라고 합니다.”
뭐야, 그 웬수 아냐? 근데 이 인간이 새로 온 기획실장이라구?
“아니, 당신은…….”
분명히 굳어질 대로 굳어진 표정으로 각인되어 있던 기억 속의 얼굴이 러브콜이라도 날리는 양 벙글거리고 있었다.
윽! 웃는 얼굴이 이렇게 재수 없을 수도 있구나.
“하하하! 우리 잘 지내봅시다.”
당신은 차라리 화내는 게 나으시겠습니다.
“예… 실장님.”
아니야, 아니야. 이렇게 되면 복수할 수가 없잖아.
곧이어 내 작은 키를 강조하듯 과장된 몸짓으로 허리를 굽혀 얄밉게 중얼거린다.
“얼굴 전체적으로 손보고, 다리뼈 절단해서 키도 늘리고, 옷에 신경 쓰고, 치아하고 시력 교정하고, 목소리 좀 줄이면 나름대로 사는 덴 지장 없겠는데……. 돈이 부족하다면 빌려 줄 용의도 있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으아아악!
어제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던 그 꿈이다.
차라리 자동차 사고가 나는 꿈이었다면 최소한 이렇게 기분이 나빠지지는 않을 거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악몽을 꾸는 걸 보면 내가 그 인간 땜에 쇼크 먹긴 먹었나 보다.
놀래라, 악몽도 로맨스 소설틱하게 꿀 수가 있다니……. 이기진, 너 로맨스 소설을 너무 많이 봐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