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저자
노지혜
출판사
바다봄
출판일
2012-04-20
등록일
2015-09-2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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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Chapter 1. 단편 소설 ‘A D I O S'
<비포 선라이즈>의 사랑을 꿈꾸는 당신에게...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의 아릿한 기억이 담긴 단편, ‘아디오스’

“있잖아.. 사람은 말이지.
자기 사람을 한 눈에 알아보는 법이야.
같은 냄새가 나거든.“
800킬로미터가 넘는 산티아고 가는 길. 누군가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이 길을 걷고, 누군가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해 보기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병을 치유하기 위해 걷는 순례자의 길. 이 길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품고 온 두 남녀가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가 ‘같은 냄새’가 나는 자기 사람임을 알아보고 함께 길을 걷고 사랑을 나누고 기억을 공유한다.
작가는 단편 ‘아디오스’에서 영화 <비포선라이즈>에서 볼 수 있었던 여행지에서의 낯선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을 감성적으로 담아낸다. 호기심 많은 그를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주인공에 비유하기도 하고, 서로가 닮아버린 사소한 습관을 소소하게 이야기하기도 하며 치명적인 끌림의 정체를 알았을 때의 순간을 열정적으로 묘사한다. 스치듯 지나칠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만남이지만 서로가 너무 닮아 있음에 밀어내려고 해도 다시 만날 수밖에 없었던 그들. 그들은 인생을 숨 쉬게 만드는 경험을 한다.
나는 다시 가스레인지 불을 힘없이 켰다. 넘쳐 버린 물 때문인지 불이 붙지 않았다. 가스레인지 손잡이에 힘을 주자 다시 미간이 좁혀졌다.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손잡이를 돌리는 사이에도 기억은 멈추지 않고 나를 향해 밀고 들어왔다. 내가 쏟아낸 말은 정확히 기억이 났지만 료가 내 말을 듣고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료의 얼굴이 뭉그러진 채로 내 앞에 둥둥 떠다녔다. 악몽의 연속이었다. 그 날 일이 어느 순간 악몽으로 대신해버렸다.
- 단편 ‘ADIOS’ 중에서
그러나 두 남녀의 현실은 영화와는 달리 그리 쉽지 않다. 한번 맺어진 인연은 아무런 상처없이 끝맺어지지 않았고 현실은 조금 더 냉혹하다. ‘나’는 여행길에서 만난 그와의 만남 그리고 기억 속에서 자유롭지 않았고 도망치듯 도쿄로 떠나와 그와의 추억을 하나 둘 떠올린다.
사랑할 것 같은 마음에 두려워
먼저 도망쳐 왔지만
난 또 다시 내게 묻는다.
이 길 위에서
다시 널 만날 수 있을까?
일 년 전 여름, 그들은 사랑을 했고, 일 년 후 여름, 그들은 이별의 고통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다. 산티아고 가는 길과 도쿄에서의 일 년 전, 일 년 후의 여름이 오버랩 되며 펼쳐지는 단편 ‘아디오스’는 짧지만 여운이 깊다. ‘나’는 과연 산티아고의 황량한 길 위 돌에 써져 있던 courage라는 단어처럼 이 길 위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글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사랑. 번뇌와 현실의 냉정함을 지니고 작가와 함께 산티아고와 도쿄 안을 걷고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Chapter 2. 아주 사적인 고백
서른 살, 처음으로 떠난 150일 동안의 유럽여행의 사진들.
일상에서 즐긴 삶의 여행, 유럽 포토 에세이 ‘아주 사적인 고백’

“당신의 일상이 되고 싶어요.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오후처럼.”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떠난 유럽에서의 사진들을 사랑에 대한 단상과 함께 엮어놓은 ‘아주 사적인 고백’. 작가는 스페인의 한 골목에서 어린아이 사진을 찍으며 생의 발랄함을 노래하
고 반고흐 영혼의 편지를 인용하며 고흐가 느꼈던 절망과 희망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싶다고 토로한다. 이렇게 작가는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프랑스 파리, 포르투갈 리스본, 영국 런던, 네덜란드 델프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의 도시를 걸어다니며 보낸 순간의 기억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우연에 관한 진실, 불안과 행복, 기억과 상실 등을 그려냈고, 에리히 프롬, 산도르 마라이, 박민규 등 작가의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감성에 덧붙인다.
단편 ‘아디오스’에서 느꼈던 여운들을 마음에 간직하고 인생과 사랑에 대한 인용글과 함께 작가가 던지는 짧은 물음 그리고 단상들에 고개를 끄덕이며 짧은 휴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클래식 라디오 방송작가를 꿈꾸던 그녀, 이제는 평생 글을 쓰며 살기를 소망한다.
9년간의 라디오 방송작가 경력을 가진 저자는 사랑과 이별, 생의 발랄함, 꿈과 희망, 사소하지만 뚜렷한 기억들이 만들어 낸 단상을 여행의 사진들을 통해 마음의 한 줄 한 줄을 담아냈다. 여행지에서의 찰나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 사진을 바라보며 마음이 열리길 기다리는 시간을 그 어떤 순간 보다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추억하는 저자는 ‘아주 사적인 고백’을 담담하게 풀어 놓는다.
낯선 지명에 대한 호기심, 둘이 마시는 커피, 하늘 바라보며 탄성지르기, 고요한 시간에 책에 빠지기, 훌쩍 떠나는 가벼운 여행, 열정과 꿈을 뺀 인생이 과연 재미 있을까하는 궁금증, 강아지와 대화하고 길고양이에 빠진 일상, 이어폰을 끼고 자전거 폐달을 밟는 일, 공항에서 전해지는 아련함을 가끔 추억하는 일, 한 장의 사진에 두근거림, 찰칵하는 순간의 짜릿함에 쉽게 반응한다. 책보며 글 쓰는 일, 그리고 삶을 관찰하며 살고자 하는 그녀는 여전히 꿈꾸고 소망하며 천천히 걸어가는 일을 기쁨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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