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육
<프로그레시브 에듀케이션 시리즈>를 내면서
아이들은 지식을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다. 교육은 민주적어야 하며 학생중심적이어야 한다. 이런 당연한 의견은 참교육, 작은 학교, 혁신학교, 행복학교 등으로 이어지는 교육운동 이전에도 있어왔다. 듀이, 프뢰벨, 프레네, 호머 레인, 마카렌코 등 전 세계에 걸쳐 진보적인 교육가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지금은 그들이 품었던 원대한 이상, 구체적인 가르침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할 시기이다.
이 시리즈는 적게는 몇 십 년 전부터 길게는 백년이 지나 오늘에 이르면서 교육의 고전들이라고일컬어지는 책들을 통해 오늘날의 교육이 무엇을 점검해야 하는지, 그리하여 교육이 근본 목적이 무엇인지 깊이 있게 고민해보길 바라면서 기획된 것이다. 우리는 이 시리즈가 현재의 모든 교육 종사자들에게 유용한 저작들이라고 믿는다. 또한 권위주의적이고 기업적인 교육에 맞서 교육 본래의 의미를 되찾으려는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통을 통해 상기시킬 것이다.
이 시리즈는 진보적인 교육에 대한 중요하지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저작물들을 다시 발간한 것이다. 민주적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위해 노력하는 교육가, 교사들에게 이 시리즈가 기운을 북돋아 주리라 믿는다. 또한 이 저작들을 통해 교육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새로운 발상이 샘솟기를 기대한다.
스콧 니어링과 교육
1883년에 태어난 스콧 니어링은 우리에게 이상주의적인 진보주의자, 평화주의자, 반전운동가, 시민권 옹호자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부인 헬렌 니어링과 함께 소박하고, 단순하며 환경친화적인 삶을 지향한 인물로 각광을 받았다. 교육과 관련해서 그는 반전운동 때문에 교직을 잃었고, 2차대전 때에는 스파이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그의 저술활동을 살펴보면 그가 관심을 갖고 있던 영역이 얼마나 광범위했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이 책에서 만나게 되는 스콧 니어링은 진보적인 교육 사상을 연구하고 장려한 교육가이다. <새 교육>은 스콧 니어링이 1910년, 그러니까 27살이라는 나이에 <레이디스 홈 저널Ladies' Home Journal(1883년 2월에 Meredith Corporation이 창간한 미국의 가정주부용 월간지)의 청탁으로 미국 공교육에 대한 글을 썼던 것을 모아 엮은 것이다. 이 책은 대안 없는 비판, 몰이해를 넘어서 실제로 교육과정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 미국에서 그 가시적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당시에 이 잡지의 독자는 2백만 명이었다.
<새 교육>의 탄생
스콧 니어링은 연재 글을 위해 미국의 성공적인 공립학교, 홈스쿨, 보습학교 등을 취재하기 위해 전국을 여행했다. 이 시기는(1910~1912년) 초기 진보주의 운동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였다. 존 듀이를 포함해 학교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이며 그들의 글이 인기를 끌고 있을 때였다.
이 시기에는 학교를 시스템에 적응시키는 것을 지지하는 교육가들과 학교를 개조하여 학생들의 필요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의 충돌이 활발했다. 교육계의 진보주의자들은 대개 정치적으로도 진보주의자였으며, 사회주의와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그룹도 있었다. 니어링은 이 변화의 시기에 성공적인 학교들을 소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때의 글들을 “한 여행자가 학교 시스템과 학교들로부터 받은 인상의 기록”이라고 하였다. 이 책의 초판은 1915년에 나왔다.
스콧 니어링이 생각한 성공적인 학교
니어링은 재학생 모두의 교육적 요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학교, 평가 중심적이지 않고 학생 중심의 학교가 성공적인 학교라고 생각하였다. 그가 판단하기에 20세기 초의 공립학교들은 아이들의 평균 점수를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된 곳이었고, “조직이 너무 방대해져서 아이들의 복지를 뒤덮는” 곳이었고, 교육은 없고 교육학만이 앙상하게 남은 곳이었고, 미리 정해진 교육과정대로만 가르치는 곳이었다.
그래서 니어링은 아이들에게 맞추는 학교, 최대한 모든 아이들에게 전념하는 학교를 방문하여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니어링과 당시의 진보주의자들은 학교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고, 어린 학생들을 장래의 민주주의자로 성장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만큼 학교, 그리고 교육은 미래 사회를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것은 교육계의 진보주의자들이 자유주의자,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등 급진적인 진보주의자들과 자신들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지점이었다.
<새 교육>의 내용
<새 교육>에는 스콧 니어링이 전국에서 만난 성공적인 학교의 리더들과 나눈 대화가 많이 서술되어 있다. 진보적인 교육사상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보다는 이들 교육가들의 사상을 통해서 다양하게 드러난다. 이 부분은 또한 20세기 초, 그러니까 진보적인 교육운동의 초기에 어떤 활동들이 벌어지고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지금 우리의 교육사상을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런데 그 다양함은 “아이들에게 맞추는 학교”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또한 이 책이 우리에게 유용한 것은 도시, 농촌의 공립학교들의 각종 실험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신시내티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보적인 변모과정에 대한 묘사는 지금의 우리 교육현실과 비교해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우리에게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개리 시의 사례는 가치의 측면을 떠나서도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새 교육>의 의미
이 책은 교육과정의 역사에 중요한 보탬이 되며, 지난 시대의 진보주의 교육사상과 현재 실행하고 있는 방식의 관련성을 재발견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교육가들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새 교육>은 진보적인 교육가들의 ‘단순한’ 중심 사상인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사상”이 전제되어 있다. 고대 교육재판관들이 고안해 놓은 전통, 고착화된 구조와 체계에서 탈피하여 학생들의 관심과 요구로 돌아갈 것을 권하고 있다.
교육학자 신창호 추천
르네상스 지식인 박홍규 추천
오픈 교육의 창시자 허버트 콜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