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저자
박찬호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13-07-01
등록일
2014-02-2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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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박찬호, 첫 번째 메이저리거에서 한 남자로 돌아오기까지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떠나야 할 때가 온다.”



지금 내려놓을 용기가 없는

당신에게 전하는 박찬호의 고백



“그렇게 사랑하던 야구를 떠나면서 깨달았다.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없어져도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속 161킬로미터의 강속구, 124승의 영광, 첫 번째 메이저리거…….

지난 20년간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코리안 특급, 박찬호.

61번 유니폼을 벗고 한 남자로 돌아오다.




LA 마크가 있는 파란 모자를 쓰고 다저스 마운드에 선 동양 청년. 그는 모자를 벗고, 심판을 향해 90도로 인사한다. 그리고 숨을 한 번 고른 후, 있는 힘껏 공을 던진다. 시속 161킬로미터의 강속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후 포효하던 대한민국의 첫 번째 메이저리거, 그는 바로 ‘박찬호’다.

그가 거구의 서양 타자들을 제압하는 모습에 우리는 IMF의 시름을 한때나마 잊을 수 있었고, 그가 던지는 공과 함께 희망을 품었다. ‘박찬호’라는 이름은 한국인에게 자긍심이자 자존심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영웅의 자리는 영원한 게 아니었다. 그를 수식하는 말은 어느새 ‘먹튀’ ‘부상’ ‘부진’으로 채워졌다. 우리는 영웅을 서서히 잊기 시작했지만, 박찬호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었다. 2012년 11월 30일 은퇴를 선언할 때까지 미국, 일본, 한국 프로야구를 거치며 19년이라는 세월을 통해 그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왜 ‘박수칠 때 떠나라’는 조언을 뒤로 하고 인내와 시련의 시간을 보냈던 것일까?

이 책은 박찬호가 중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의 일기장과 스마트폰에 남겨온 생각, 신념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왜 야구를 해야 하는지,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끝은 무엇이고 시작이란 무엇인지……. 야구선수 전에 한 인간으로, 인생의 커다란 굴곡을 경험한 첫 번째 메이저리거는 지난 시절의 눈물, 인내, 내려놓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한 제2의 인생을 앞둔 불혹의 남자로서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쑥스럽게 다짐해보기도 한다.

그는 말한다.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떠나야 할 때가 온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하나가 끝나야, 또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다고. 그래도 당신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는 왜 첫 번째 메이저리거를 기억해야 하는가

영광도 아픔도, 성공도 실패도… 언제나 최초의 길을 간 사람



“최고일지라도 아쉬움은 늘 있기 마련이다.

최고일지라도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그는 모든 것을 ‘최초’로 기록했다. 삼진도 최초, 안타도 최초, 홈런도 최초……. 그는 어쩔 수 없이 최초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고 멋쩍게 고백하지만, 아마추어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박찬호는 한국인들이 알고 있던 야구에 대한 통념을 깨버렸다. 시속 161킬로미터의 강속구로 메이저리그의 거구 타자들을 요리하는 박찬호를 통해서 우리는 수만 관중이 모여든 화려한 경기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만드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처음 접할 수 있었다.

처음 가야 했던 그 길은 절대 쉽지 않았다. 부족한 실력, 서툰 영어, 미묘한 차별이 가져다줄 시련에 대해 귀띔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메이저리그 데뷔 기자회견 이후 18일 만에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서부터 그는 오로지 혼자서 부딪혀야 했고, 혼자 뚫고 이겨내야 했다. 몸에서 치즈 냄새가 몸에서 진동할 정도로 미국 선수들 사이에서 동화되어야 했고, 강해 보이기 위해 영어로 욕하는 연습도 해야 했다. 혹여 차별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마운드에서 의사 표현을 하려면 우선 영어로 말할 수 있어야 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국말이 어색하다는 이야기까지 듣지만, 모든 것이 생존 문제와 연결되었던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박찬호는 스스로를 ‘메이저리그의 문을 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배 류현진은 ‘한국 야구 검증의 문’을 열었다고 덧붙인다. 팔꿈치에 뼛조각을 간직한 채로 메이저리그라는 꿈의 무대에 선 그는 우리에게 ‘가능성’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박찬호로 인해 한국, 한국인, 한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뒤이어 많은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최초란 바로 ‘관심을 끄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선구자로서 그가 걸어가야 했던 길의 무게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첫 번째 메이저리거’를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겉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노력과 고통의 시간들을

그는 어떻게 견디어왔는가



“미치도록 갖고 싶었던 것은 넘치는 승리가 아니라,

만족이라는 것을 이젠 안다.”




체인지업, 라이징패스트볼, 코리안 특급, 먹튀, 이단옆차기, 한만두(한 이닝 만루홈런 두 개)……. 박찬호를 대표하는 말은 많지만 양면성을 지닌다. 그가 이단옆차기를 하자 한국인은 통쾌해했지만, 정작 박찬호는 살해 위협을 받아야 했다. 성적이 좋았을 때는 멋진 수식어가 붙었지만,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하면 비난이 뒤따랐다. 잘했을 때는 모두가 그를 아는 척했지만, 못했을 때는 무관심하게 스쳐지나갔다. 영웅이라는 말이 뇌리에서 사라지기 시작할 때쯤 어느새 먹튀라는 말이 뒤따르게 되었다.

2002년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 투수 중 최고 연봉을 받으며 이적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했고, 실제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조용한 호흡 속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영광, 최고의 순간에 대한 집착과 미련을 버렸다고 그는 회상한다.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자 다시 삶에 대한 불씨가 지펴졌고, 자신의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2006년 두 번째로 프리에이전트가 된 이후 길게는 1년, 짧게는 몇 달 간격으로 팀을 옮겼던 박찬호다. 그렇게 해서까지 얻으려고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장출혈 수술 이후 몰래 훈련하면서 42일 만에 극적으로 마운드에 다시 섰을 때도, 모텔 방에서 햇반과 참치 캔 하나로 끼니를 해결하던 마이너리그 시절에도, 혹시 날 원하는 팀이 있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던 때에도, 그는 오로지 다음 공을 던지는 생각만 했다. 방출당하고, 에이전트와 헤어지고, 선발에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기더라도 항상 ‘내 공을 던질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 또 1년을 버티면서 2009년 그는 생애 최초 월드시리즈에 등판하는 기회도 얻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2010년 10월 2일, 오랜 시간 꿈꿨던 124승을 달성한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투수 중 최고 기록인 124승은 그러한 시련을 통해 얻은 성숙이 만든 눈물과 땀의 결과다.

그는 늘 코리안 또한 자신의 이름임을 잊지 않았다. 내가 잘해야 한국의 자긍심이 높아진다는 그 사명감을 지키려 했다. 우리가 박찬호를 잊었다고 해도 그가 우리를, 야구를 잊은 것은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만류했던 한국행을 고집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신이 배운 선진 시스템, 선진 철학을 후배들과 야구 사회에 전달하고 기부와 인프라 조성 등 선수로서 가치 있는 일을 해나가고 싶었다. 이 책의 인세를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기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조건적인 사랑,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 그게 바로 박찬호의 진심이다.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불혹의 남자가 말하는 새로운 시작

소중한 것이 사라져도,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



“새로운 결정 앞에는 늘 미련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이젠 안다. 내가 먼저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을.”




2012년 10월 3일 선발로 등판해 6이닝을 던진 경기를 끝으로 투수 박찬호는 마운드를 떠났다. 더 이상 그의 손에 야구공은 없다.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야구로 그 어느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아서 있는 힘껏 살아왔다. 그렇게 30년을 살다가 갑자기 인생의 전부였던 것을 놓으려고 하니 꼭 빈껍데기가 된 기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박찬호는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절실하게 붙잡고 싶은 게 분명히 ‘야구’였다는 점에서 행운아였다고 고백한다. 야구를 통해 그 많은 에너지를 받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었다는 데에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토록 사랑했던 야구였기에, 그것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하다. 그는 다시 떠올려본다. 이기는 날이 있으면 지는 날이 있는 야구 경기처럼, 삶 또한 유와 무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힘든 시절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닥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그렇게 새로운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마운드를 떠난 그는 이제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게 될까?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어느 곳, 어디에 있더라도 그는 우리를 잊지 않을 것이다. 박찬호의 ‘끝’에 큰 박수를 쳐주면서, 새로운 시작을 더욱 기대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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