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 선한 본성을 향한 특별한 열정
≪맹자≫,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왕도 정치를 주장하다
≪맹자, 선한 본성을 향한 특별한 열정≫ 1부는 맹자의 정치론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맹자의 정치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왕도 정치, 즉 ‘어진 임금에 의한 어진 정치’라고 말할 수 있다. 대립을 누그러뜨리고 갈등을 풀기 위해서는 힘에 의한 질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스스로 도덕적인 각성을 하여 서로를 아껴야 하는데, 이런 마음가짐을 맹자는 특히 나라를 이끌어 가는 권력자들에게 강하게 요구했다. 또한 맹자는 어진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로 백성들의 삶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백성들이 전쟁에 시달리거나 당장 굶어 죽을 상황에서 도덕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내놓은 대안이 바로 세금 제도 정비와 정전제 시행이다. 토지를 균등하게 배분하는 정전제를 통해 백성들이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삶을 꾸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백성들의 삶이 안정되었다면, 이제 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길러야 한다. 안정된 경제 기반이 사람들 마음속에 있는 도덕적인 성향을 기르기 위한 바탕이 되고, 교육이 이를 뒷받침해 줄 때 진정한 왕도 정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맹자는 또한 왕권은 하늘에서 주어진다고 보았다. 그런데 하늘은 오직 백성의 뜻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한다. 따라서 맹자는 왕이 백성의 마음을 곧 하늘의 마음이라고 여겨야 한다고 말한다. 맹자는 힘을 가진 권력자들이 백성을 전쟁에 동원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던 무한 경쟁 시대의 권력자들에게 백성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기반을 마련하라고 강조하는 한편, 백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정치를 펴나가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맹자의 사상은 백성의 생명과 삶을 존중한 민본주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2부는 성선설에 기반한 맹자의 인간 본성론에 대한 내용이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주장했다. 사람의 마음속에 인(仁)이나 의(義)와 같은 도덕적인 실마리가 이미 갖추어져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불행이나 위험에 빠진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는데, 맹자는 이 마음을 ‘차마 남에게 모질게 하지 못하는 마음[不忍人之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의 네 가지 실마리[四端]로 설명한다. 사람은 이 마음의 실마리를 잘 살려서 네 가지 덕, 즉 인의예지를 길러 자신의 도덕성을 지키고 키워 나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맹자는 바깥의 강제 규범이나 규율이 아니라 스스로 명령하고 행동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율성을 강조한다. 이렇게 사람의 가능성을 믿는 바탕에는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는 강한 믿음이 깔려 있으며, 이는 동양 사상의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천인합일과 수양론을 다룬다. 맹자는 사람이 본성을 잘 지키고 키워서 자기를 닦아 나가면 하늘과 만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자기를 닦아 나가는 것이 바로 ‘수양’이다. 수양은 바깥 세계의 유혹이나 영향으로부터 본래의 착한 성품을 보존하는 일에서 우주 만물과 소통하는 생명 에너지인 호연지기를 기르는 과정까지 포함한다. 맹자는 자기를 반성하고 본성을 회복하려고 노력하면서 천지자연의 올바른 기운을 받아 더 큰 세계와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한 몸을 벗어나 더욱 위대한 존재, 즉 성인과 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맹자는 하늘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존재로서의 사람의 가능성과 주체성을 실현하고자 노력했고, 끝없이 자신을 반성하면서 사회와 국가, 나아가 우주 전체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계를 꿈꿨다. 이렇게 사람을 중심에 둔 도덕적인 정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에의 믿음 등은 후대의 많은 사상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맹자의 철학은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에서 변화와 개혁을 모색하던 시기마다 항상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아직도 맹자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맹자가 보여 준 사람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반성해볼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천의 주체로서 인간을 발견한 철학자 맹자의 열정적인 논쟁이 담긴 ≪맹자≫야말로 시대를 넘어서서 진정한 인간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