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 마사코입니다
이방자 회고록의 결정판
1984년 경향신문에 연재된 <세월이여 왕조여>를 기본 텍스트로 하고, 이후 황손 이구가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2005년까지 조선 황실의 근황을 정리하여 보완했다. 또한 일반인에게 생소한 대한제국 황실을 이해하기 쉽도록 조선왕실 가계도와 당시 양국 궁궐 지도, 이방자 연표, 참고문헌 등을 꼼꼼히 정리했다.
대한제국 말기 황실을 증언하는 기록은 손에 꼽을 정도로 희귀한데, 이 책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로서 고종과 순종 황제, 순명효황후(윤비) 등 역사의 회오리바람 속에 놓인 황실 인물을 직접 겪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선의 마지막 황실 연구 자료로서 그간 나온 여러 가지 회고록의 오류를 바로잡고 인간 이방자의 생생한 고백을 통해 역사 속의 인간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풍부한 주석, 이방자 사후 조선 황실 이야기를 담다
내용 중 사실 관계가 부정확하거나 오늘날 읽기에 불편한 점은 바로잡고 주석으로 보충하여 당시의 증언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풍부한 사진도 근현대사의 한복판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회고록이 끝나는 1984년부터 이방자 여사가 타계한 1989년, 황손 이구가 비극적 죽음을 맞은 2005년까지 조선 황실 후손들의 근황을 정리하여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7부로 1부 낙선재 조약돌에서 영왕 이은이 순종의 후계자가 되어 볼모로 일본에 끌려가는 망국의 시대상황을 다루고 2부에서는 일본 주도의 정략결혼 내막과 영왕 부부의 만남을 3,4부에서는 첫아들 이진의 죽음과 고종의 독립운동, 순종의 서거, 영왕의 해외 순방과 영왕의 약혼녀 민갑완 규수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5부에서는 운현궁 이우공의 죽음과 영왕의 일본생활의 고뇌가 그려진다. 소극적이고 독립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 받던 영왕의 행적이 소문과 달라 재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6부에서는 아들 이구와 부인 줄리아의 사연과 구황실재산의 행방, 이승만 대통령의 환국 거부, 박정희 의장과의 만남, 극심한 생활고와 조국의 냉대가 그려진다. 7부에서는 1970년 영왕 서거 후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을 돌보며 사회복지사업에 선구자로서 자활과 교육에 힘쓴 각고의 노력이 감동적으로 기록된다. 실제로 그녀는 1963년 63세에 환국하여 세상을 뜬 1989년까지 26년을 오직 조선왕실의 마지막 황태자비로, 낙선재의 주인으로, 장애인의 어머니로 봉사하며 살았다.
경향신문 연재를 마치고 난 강용자 논설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검소하고 소박한 말년의 이방자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1985년 이후 이구의 행적과 영왕 부부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명휘원의 활동, 구황실재산의 행방, 의친왕 계열 황실 후손들의 근황 등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