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살리는 교육과정
미지의 세계를 향한 탐험에 도전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초등교육
초등교육은 아이들 눈높이에서 시작해야 한다. 어른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기준과 논리로 보면,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과정을 밟으면서 성장하는지를 이해할 수 없다. 어른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기준과 논리를 그대로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그러한 기준과 논리에 따라 아이들에게 지식을 습득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식이 아이들 마음에서 내면화되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배움과 성장을 위한 욕구를 짓눌러 버린다.
국가적으로 제시되는 표준화된 교육과정과 그러한 교육과정에 근거해서 만들어진 교과서에 따라 진행되는 수업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삶과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대한민국 공교육은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지 욕구, 보고 들은 것을 지식으로서 내면화하는 과정, 삶의 일부로서 지식을 표현하고 되돌아보는 생활로부터 떨어진 채 활자화된 교재와 통제된 교실 수업에 머물러왔다.
이 책은 교과서를 중심으로 한 기존 공교육의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려는 저자들의 4년여 동안 연구와 실천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개별 교과목과 교과서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아이들의 발달을 고려하여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방법과 구체적인 실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에게서, 특히 학년이 낮을수록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인 ‘자기중심성’에 주목하고,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과 과정을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story)의 형식으로 구성하여 한 학기 수업을 진행한 경험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담임교사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교육과정을 혁신하려는 학교문화, 같은 학년을 맡고 있는 교사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협력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러한 방법을 혁신학교만이 아니라 교육과정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모든 학교 교사들이 적용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는 것으로 본다. 아이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그것에 집중하여 스스로 탐구하려는 욕구를 가질 수 있는 교육과정이 실현될 수 있도록 교사들과 학교 구성원들 및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데 이 책이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