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 줘

저자
홍희정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3-11-05
등록일
2015-09-2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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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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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 사람이 웃어주는 것만으로
우주의 모든 애정을 받는 것 같은 느낌,
꼭 그 사람이어야 하는 이유를 모아 밤새
태산이라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흠뻑 젖는
시절을 누려야 돼.
한국 소설문학의 희망, 제18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홍희정 장편소설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

경장편소설 분야에서 한국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문학동네작가상의 열여덟번째 수상작 『시간 있으면 나 좀 좋아해줘』가 출간되었다. 김영하, 조경란, 박현욱, 박민규, 안보윤, 정한아, 장은진, 황현진 등 수많은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온 문학동네가 올해 야심차게 선정한 이 장편소설은, 유려한 글쓰기로 풀어낸 우리 시대 청년들의 아릿한 성장담이다. 매력적인 인물들이 여린 마음을 어르고 눙치며 마침내 서로 감싸안는 이야기의 싱그러운 속살이 읽는 이에게 잔잔하고 나긋나긋하게 전해진다. ‘나 좀 좋아해줘’라고 말하면서 ‘시간 있으면’이라고 전제를 다는 이 소설 속의 인물들은, 거침없이 살기에는 너무 거친 이 시대를 자기만의 속도로 살아가는 나이든 소년/소녀 들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 그런 것들이 문제야. 세상을 망치는 원흉이라고.”
한 소년이 슈퍼에 앉아 손가락마다 꼬깔콘을 끼우고 있다. ‘개미슈퍼’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작고 아담한 이 가게는, 골목까지 밀고 들어오는 대형마트의 입김에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다. 소년의 이름은 율이. 키가 186센티미터나 되고, 나이도 어느덧 스물여섯을 훌쩍 넘겼지만, 이 청년은 아직도 ‘소년’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린다. 취직도 하지 않고 대형마트 반대 시위를 하러 나간 어머니를 대신해 가게에서 빈둥거리는 율이. 아직도 어머니에 대한 기묘한 애정결핍과 반항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대형마트에 취직하기로 결심한다.
“어쩌면 우리는 보통 사람들보다 어른이 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지도 몰랐다.”
율이를 좋아하면서 말도 못 하고 그의 주변을 빙빙 도는 소녀가 있다. 소녀의 이름은 이레. 그녀 역시 아직 별다른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시간이 날 때마다 개미슈퍼에서 율이와 함께 소일하고 있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도 새로운 아르바이트가 생겼다.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정체불명의 상호의 회사. 무언가 물건을 나르는 일로 알고 찾아간 그곳은 뜻밖에도 전화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을 하는 회사였다. 과연 이레는 이 독특한 아르바이트를 잘해낼 수 있을까?
“사랑하고 사랑받는 건 몇 살을 먹어도 좋은 법이야.”
어느 날 동네에서 가장 양 많고 저렴하기로 유명한 중국집 쌍용각에서, 짜장면 곱빼기를 시켜 남김없이 먹어치운 이레의 할머니. 자신이 받은 암 선고와 코앞에 다가온 죽음에 대해 이레에게 덜컥 이야기하면서도, 할머니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늘 유머를 잃지 않고 생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할머니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행복하기 살아가기 위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괜찮아, 사람은 언젠가는 다 죽는 거야.”
“나는 말이야, 한때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어. 그러니까, 하루나 이틀이 아니라 무려 삼 년간.”
《들어주는 사람》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온 이레에게 아빠가 좋으냐고, 엄마가 좋으냐고 다짜고짜 묻는 사람.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전화사업을 하며 속죄의 삶을 살고 있는 남성훈 사장이다. 더이상 인생을 견뎌낼 수 없었던 시절에 자신을 도와준 유일한 친구의 죽음을 막지 못했던 그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그 사람을 구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한다. “자네도 혹시 《들어주는 사람》에 무언가 이야기하고픈 충동을 느낀 적이 있지 않은가?”
수줍지만 당돌하게,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은 세상의 속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느릿느릿 살아간다.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이미 알아채버린 늙은 청년들은, 이 고단한 삶 속에도 지켜야 할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깨달은 듯하다. 어쩔 수 없이 배어나오는 어려운 시대의 쓸쓸한 정조조차 툭툭 던져지는 온화한 유머와 낙관으로 인해 대책 없이 따뜻해진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비현실적으로 찬란한 삶에 희망을 갖기보단, 자기 앞에 놓인 하루하루를 꼭꼭 씹어 차근차근 소화해나가는 것. 설익은 감처럼 떫은 첫맛이 잘 익은 홍시처럼 달콤해질 때까지, 그들은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차곡차곡 배워갈 것이다.
밟으면 바삭, 하고 소리가 날 듯 메말라버린 마음에 조금씩 햇볕이 들고 바람이 통했다.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책상 앞에 앉고 싶다. 깨가 쏟아지도록 즐겁게 글을 쓰고 싶다. ‘수상 소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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