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고개 숙인 대한민국

고개 숙인 대한민국

저자
신지호
출판사
21세기북스
출판일
2014-06-12
등록일
2014-11-2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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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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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대한민국이 고개를 숙였다. 그 처방은?
화려했던 압축 성장과 드라마틱한 민주화는 이제 과거가 되었다. 호황은 불황을 예비한다. 우리는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리고 창조적 고민을 통해 일본화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초일超日의 길을 개척해야 한다. 최근 한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잃어버린 20년의 일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왜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 책은 그 사고思考 과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한국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다. 2만여 명에 이르는 사망자와 실종자, 그리고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는 전 세계를 충격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일본을 강타한 것은 쓰나미,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만이 아니었다. 초고속 고령화라는 인구재해, 경제의 성숙 단계 조기 졸업과 조로 현상, 이러한 변화에 슬기롭고 용맹하게 대처하지 못한 실버 민주주의는 일본의 쇠락을 돌이킬 수 없는 현상으로 고착화시켰다.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다. 그리고 우리는 기본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금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이나 퀀텀점프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4저불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무엇으로 어떻게 끊을 것인가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베노믹스의 목표가 디플레 탈출이듯이, 현 단계 한국 경제정책의 과녁은 4저불황 탈출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계 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며, 저물가는 일시적 현상이고, 디플레 위험은 거의 없다는 식의 안이한 상황 판단이 몰고 올 재앙은 너무도 명확하다. 일본 의 잃어버린 20년을 멍청하게 뒤따라가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타개책 마련이 가능해진다. 한국은행은 2014년 4월 ‘경기판단모형에 의한 현 경기 국면 진단’이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2011년 상반기에 정점을 기록하고 2013년 상반기에 저점을 찍은 후 상승 국면에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저금리·저물가·저투자·저소비의 4저불황은 몇 년 주기로 경기가 정점과 저점을 순환한다는 경기순환론으로 치유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 기존의 성장 공식이었던 불균형 성장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성장 경로를 탐색해야 한다. 낙수 효과의 실종으로 출현한 디커플링 경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야 한다.
국가 쇠락 부추기는 ‘민주주의의 실패’
“이제 한국 사회는 솔직해져야 한다.”

어떤 국가가 성장하느냐 여부는 문화적 또는 지리적 요인이 아니라 제도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성공 국가 대한민국과 실패 국가 북한의 운명을 가른 것은 지배계층 내지 엘리트층뿐 아니라 사회계층 전반에 공평하게 재산권과 경제적 기회를 보장하는 포용적 경제제도의 유무였다. 포용적 경제제도는 포용적 시장을 만들어내고 기술과 교육이라는 또 다른 원동력을 마련해준다.
5·16 군사정변으로 집권한 박정희 정부는 권력을 자신과 군부에 몰아주는 착취적 성향의 정치제도를 도입하였지만, 경제제도는 꽤 포용적이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런데 착취적 정치제도와 포용적 경제제도의 결합은 불안정하여 오래 지속될 수 없는데, 한국에서 경제성장이 지속된 것은 1980년대에 포용적 정치제도로 이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의 유효성이 최근 상황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강의 기적을 낳았고 민주화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제공했던 불균형 성장 전략은 수명을 다했고, 기업과 가계 그리고 수출과 내수를 연결해 주던 낙수의 고리는 끊어졌다. 디커플링 경제는 국민 통합의 사회경제적 토대를 침식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이 이루어지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창출하여 경제주체 및 부문 간의 탈동조화 현상을 재동조화로 전환시켜야 한다”면서 디커플링 경제를 리커플링 경제로 개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삼성전자 휴대폰을 100만 원어치 수출하는 것보다 중국 관광객이 국내에서 100만 원어치 소비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과 리커플링에 훨씬 이롭다.
경제 발전의 기본은 나누기가 아니라 키우기다. 리커플링 전략의 핵심은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수출-제조-대기업에 비해 현저하게 낙후되어 있는 내수-서비스업을 획기적으로 키워야 한다.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전략이라는 기존의 교과서적 해법을 되풀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산업의 성장은 ‘고용 있는 성장’을 이루어 실종된 낙수 효과를 복원시키고 한국 경제의 리커플링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서비스 빅뱅은 한국 경제 리커플링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담을 그릇을 마련하는 것 역시 긴요하다.
핵심은 무엇인가? 고용-복지-교육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근로복지문화의 일대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무상복지가 아니라 일하는 복지를 지표로 삼아야 한다. 표의 노예가 된 ‘여의도 정치’는 무상복지를 남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 진학률은 청년 고용 시장의 미스매치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제 한국은 창조적 고민을 통해 일본화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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