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가 말하는 핀란드 경쟁력 100
핀란드, 세계의 부러움을 사다!
레가툼 번영지수 1위!
세계경제포럼(WEF) 발표 국가경쟁력 1위!
국제경영개발원(IMD) 조사 교육경쟁력 1위!
OECD 발표 학업성취도 국제학력평가(PISA) 1위!
국제투명성기구(TI) 선정 반부패지수 1위!
미국 〈US & 월드리포트〉지 선정 미국이 가장 배워야 할 나라 1위!
OECD 회원국의 1인당 공공도서관 장서수 1위!
최근 몇 년간 언론을 장식한 핀란드의 성공을 대변하는 수치들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는 이상적인 나라로만 비춰지는 핀란드라는 나라의 번영의 비밀은 무엇이며, 그 원천이 된 사회적 혁신은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현재진행형인 여러 혁신들에 대한 진솔한 얘기를 듣다보면 퍼즐을 맞추듯이 핀란드라는 나라의 실체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제 3자의 관점이 아닌 오늘의 핀란드를 있게 한 핀란드 시스템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핀란드의 사회적 창안과 아이디어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소소한 일상생할의 창안부터 국가행정을 움직이는 시스템까지, 핀란드가 국가경쟁력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핀란드, 핀란드를 말하다!
핀란드의 정치적 안정과 국가경쟁력은 정평이 나 있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반 소련의 붕괴로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세계의 예상보다 재빠르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90년 중반 이후부터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사회, 경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되자 많은 국가지도자들은 핀란드의 발전에 큰 관심을 갖고 핀란드의 사회적 창안에 대한 궁금증을 문의했다. 그래서 이러한 물음에 일목요연하게 답을 주고 싶다는 발상을 하게 되었고,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따이팔레 박사가 핀란드의 국격(國格)을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 책을 엮게 되었다. 때마침 핀란드가 2006년 유럽연합 의장국이 되면서 개최한 정상회의 때 이 책을 발간하여 유럽정상들에게 소개했는데, 여러 정상들이 이 책을 정책담당자들에게 필독서로 지정해 일독을 권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100개의 이노베이션은 저마다 다른 필자에 의해 씌여졌다. 이노베이션이 된 아이디어를 최초로 개발, 발안하거나, 실행의 중추에 있었던 핀란드 각계 각처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되었다(연령대도 모두 다르고 다양한 부문과 이념적 성향을 대표하는 필진으로 포진되었다. 필진은 시민단체 대표부터 총리까지 핀란드를 대표하는 오피니언리더들로 구성되었다). 그 결과 핀란드 이노베이션의 화려한 성과에만 주로 초점을 맞춘 여느 책들과 달리 각각의 ‘과정’과 ‘역사’가 세밀하게 기록돼 있으며, 해당 이노베이션이 특히 어떤 점에서 의미 있는지, 핀란드 내부인의 관점에서 진정 자부심을 느끼는 포인트는 무엇인지, 아직 부족한 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당면하게 될 도전과 과제는 무엇인지 등을 다각도로 짚어내고 있다. 또한 소소한 일상생할의 창안부터 국가행정을 움직이는 시스템까지 다양하게 소개된 이 책을 읽다보면 무엇이 핀란드를 국가경쟁력 세계 1위의 나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세계를 매혹시킬 혁신은 무엇인지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여성의 정치참여부터 자일리톨과 사우나까지
굵직한 정치사회 제도부터 자잘한 아이디어상품까지, 다양한 위계와 볼륨과 색깔을 지닌 것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보는 재미와 감동이 있다. 어느 한 부분에 특별히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고, 크고 작은 제도와 문화와 의식과 아이디어들을 같은 깊이로 고르게 포착함으로써, 핀란드 사회의 총체적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했다. 한 꼭지 한 꼭지를 떼어놓고 보았을 땐 이런 것들이 과연 이노베이션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소박한 내용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모여진 총합으로서의 핀란드라는 사회는 이렇게 작동되는구나 하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나라'라는 국제기구의 조사가 100% 수긍이 된다. 사회주택 - 아빠 육아휴가 - 1% 운동 - 성탄절 길 - 평화정거장 - 여성의 선거권과 40% 할당제 - 자살예방 국가 프로젝트 - 리눅스 등등 100가지 이노베이션이 모두 모여 만들어내는 모자이크의 전체 풍광은 ‘핀란드라는 한 성공한 사회가 어떤 디테일과 소프트웨어들로 떠받쳐지고 있는가’를 확인시켜주며 찌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오리지낼러티가 아닌 사회적 베네핏과 완성도에 주목
이 책에 소개된 내용 대부분은 핀란드에서 가장 먼저 개발했거나 제도화한 것들이다. 물론 오리지낼러티가 핀란드에 있지 않거나 오리지낼러티 자체를 따지기 어려운 것들도 일정 부분 섞여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건 이 책의 관심이 ‘우리 핀란드가 제일 먼저 한 거야’ 라는 식의 유치하고 평면적인 의미 선점 게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떤 제도가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얼마나 아름답게 완성되었고 얼마나 의미 있는 사회적 베네핏을 이루었는가 하는 부분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예로 ‘여성의 정치 참여’를 핀란드의 핵심적인 이노베이션으로 꼽으면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된 것은 핀란드가 결코 최초는 아니지만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하여 의사당에 앉게 된 것은 핀란드에서 처음 이루어진 일이며, 더 나아가 여성 40% 할당제를 통해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진정한 의미의 양성평등 사회를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또 ‘가라오케’는 모두가 알다시피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진 것이지만, 조용하고 무표정하고 내성적인 국민성을 특징으로 하는 핀란드에 들어와 사회 전체를 전보다 밝고 역동적으로 만드는 데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면서 ‘핀란드 가라오케’를 100가지 이노베이션 중 하나로 당당히 꼽는 식이다.
스트레이트한 글, 그러나 행간과 컨텍스트에서 만들어지는 색다른 긴장감
이 책에 담긴 100개 꼭짓글은 문체와 서술 방식에 있어 다소간의 편차가 존재하긴 하나, 대체로 담백하고 건조한 성격을 띠고 있다. 필자의 의견이나 감상이 한껏 절제된 채 팩트 위주로 스트레이트하게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이노베이션의 내용 하나하나가 자체의 드라마를 안에 품고 있기 때문인지 담담하게 서술된 글을 읽으면서도 거의 지루함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글을 읽는 내내 핀란드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를 끊임없이 대비시키게 되는 점 또한 독서에 색다른 긴장감을 부여한다. 어떤 부분을 읽을 땐 ‘대체 우린 언제쯤에나 이렇게 될까’ 하며 긴 한숨을 몰아쉬게 되고, 또 어떤 부분을 읽으면서는 우리 사회에 핀란드의 아이디어를 적용해보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미소 짓게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