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감동할 줄 아는 감성을 가지고 있는가?
이 책은 문화와 예술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음악·미술·영화·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여러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그림 속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저자는 예술이나 문화와는 거리가 먼 경영학이라는 학문, 그 중에서도 회계학을 본업으로 삼고 있는 서울대학교 교수다. 저자는 젊은 시절 예술이나 문화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고 말한다. 음악을 들어도 별 감흥이 없었고, 미술관에 간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이다. 삶에 치여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았으니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음악이니, 예술이니 하는 건 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야.’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예술이야.’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예술을 어렵고 다가가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오히려 그런 선입견이 예술을 즐기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닐까?
저자는 문화·예술 전문가가 아니다. 그와 관련한 직업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에 관심이 생기면 그에 대한 공부를 하는’ 직업병 덕에 문화와 예술에 관심이 생기자 이것저것 관련된 자료를 찾아서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의 인생이 어떠했는지, 노래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무엇인지, 왜 그런 그림을 그렸는지 알아보고 그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도 해본다. 여행을 가도 그 고장의 역사에 대해 먼저 찾아본다. 그렇게 저자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고, 공부한 것들에 대해 쓴 글들을 이 책에 실었다. 실제 해당 작품을 감상하거나 여행을 한 후 며칠 이내에 적은 것들이라 생생한 현장감이 가득하다. 이 책을 통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저자와 함께 문화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감성의 눈을 떠라
이 책은 총 5가지 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PART1 ‘감성을 찾아 떠나는 음악여행’에서는 김광석과 이문세, 신승훈, 곽진언을 비롯해 사라 브라이트만과 엔니오 모리코네 등에 대한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드라마와 영화, 방송 프로그램까지 폭넓게 다룬다. PART2 ‘감성을 찾아 떠나는 미술여행’에서는 <최후의 만찬> <천지창조> <이삭 줍는 여인들> 등 익히 잘 알려져 있는 그림의 숨은 이야기를 다룬다. 그림뿐만 아니라 자크 루이 다비드, 미켈란젤로, 밀레 등 화가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PART3 ‘감성을 찾아 떠나는 영화여행’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반지의 제왕> <명량> 등에 대해 다룬다. 영화 속에 현실을 투영하기도 하고, 영화 속에 숨어 있는 역사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PART4 ‘감성을 찾아 떠나는 국토여행’에서는 저자가 그간 다녀온 여행지에 대해 다룬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두 번 여행한다는 저자가 엄선한 국내 여행지와 그에 대한 추억, 역사 등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PART5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색다른 여행’에서는 가족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이야기와 특별했던 하루의 여정 등을 다룬다. 책 전반에 나타나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사람의 따뜻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장이다. 이렇게 5개의 주제로 나눴지만 모든 주제를 통틀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는 예술과 휴머니즘, 그리고 추억이다. 『채근담』에서 “마음이 없다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라고 했으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라고 했다. 저자는 예술을 이야기하지만 그 속에 사랑이 있고 함께한 추억이 있다. 거칠고 힘든 세상, 지치고 피곤한 퇴근길, 이 모든 것이 괴로운 이유는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사색과 여유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김광석이나 이문세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그 옛 노래들을 흥얼거리듯이, 이 책을 읽으면서 예술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고, 그와 함께한 추억을 공유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