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유스 컬처
주류 문화가 아닌 젊은이 문화를 통해 살펴본 중국
변화가 무척이나 빠르게 일어나는 나라에서 젊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세계화가 깊어지고 여러 문화에 노출되는 시대에, 일당 지배체제인 나라에서 젊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 흥미롭고도 다채로운 정보가 넘쳐나는 이 책은 중국 젊은이의 삶을 탐구하고 이들의 경험, 이들이 매체에서 재현되는 모습, 이들이 기존 매체 및 신생 매체와 주고받는 상호작용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가정, 학교, 직장,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중국의 상황을 분석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생성되고 있는 다양한 중국의 젊은이 문화를 다룬다. 저자가 직접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이 시대 중국 문화와 사회를 공부하는 학생뿐 아니라 비전문가 독자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다양한 감성, 새로운 시각, 탄력적인 에너지로 무장한 중국의 젊은이 문화를 엿보다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2014년 가을에 우산 혁명을 펼친 홍콩 젊은이들과 달리 적극적으로 민주주의를 추구하지도 않고, 아랍의 봄과 달리 체제 전복을 겨냥하지도 않으며, 1989년에 톈안먼 저항에 나선 이전 젊은이들과 달리 부패에 맞서 공개적으로 싸우지도 않는다. 이들은 1980년대에 성장한 세대와도 다르다. 1980년대에는 문화 열기가 중국을 휩쓸어 젊은이들의 넋을 쏙 빼놓았고, 이에 발맞춰 젊은이들이 삶의 다른 의미를 찾아 중국 국경 너머 다른 곳, 서구권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와 달리 요즘 젊은이들은 소규모 개입, 조금씩 일어나는 변화, 어쩌다 한 번씩 벌이는 저항, 중국 특유의 새로운 주체성을 추구한다.
책에서는 젊은 세대를 분석할 때 출생 코호트, 즉 생물학적 계보를 엄격히 적용해 접근하지 않았다. 생물학적 계보를 적용하면, 중국 언론과 온라인 블로그에 흔히 나타나는 담론에서처럼 특정 세대에 이름을 붙이는 결과를 낳는다. 이를테면 1980년대 출생 세대는 바링허우(八零後·80后), 1990년대 출생 세대는 주링허우(九零後·90后), 2000년대 출생 세대는 링링허우(零零後·00后)라 부른다. 이처럼 젊은이를 출생 코호트에 따라 좁게 정의하고, 사람이 10년 단위로 독특한 정체성을 공유하는 양 젊은이를 묘사할 경우 세대가 본질인 양 젊은이를 분류할 위험이 도사린다.
이 책의 주요 주장을 구성하는 것은 앞으로 줄기차게 강조할 다양성이다. 다양성은 상당히 기본이자 기초가 되는 논거다. 바꿔 말해 중국이 단일 존재라 주장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다움을 두고 모순과 갑론을박이 넘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젊은이들이 마치 하나로 묶인 범주인 양 생각하고 글을 쓰기란 불가능하다. 중국의 풍요롭고, 활기차고, 다양한 젊은이 문화를 설명한 이 책은 크게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국가, 사회, 가정 안에서 어떻게 자신의 삶을 헤쳐 나가고 창의적 참여로 자신의 주체성을 얻어내는지를 살펴본다.
2장에서는 중국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패션 양식, 음악 양식, 디지털 양식을 차용하는 현상을 분석함으로써, 이 모든 영역이 중국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정체성과 생활양식, 체화를 실험하는 중요한 곳으로 작동하는 것을 보여준다.
3장에서는 아시아 안에서 받아들인 문화 유입, 특히 일본과 한국의 문화가 유입된 현상으로 눈길을 돌린다. 여기에서는 문화 번역이라는 관행, 특히 중국 본토의 경우 검열과 중국화 과정을 흔히 수반하는 관행을 더 명백하게 다룬다.
4장에서는 젊은이와 성역할과 성생활의 연결 고리를 분석한다. 먼저 중국에서 성역할과 성생활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 매체가 재현한 모습, 문화 관행, 그리고 여러 학문 연구의 눈으로 이성애 규범적 담론을 구체화하여 자세히 설명한다. 그 다음에는 중국의 이성애 담론을 뒤흔들 힘이 있는 세 가지 관점, 로맨틱 코미디, 동성애 문화, 섹스와 페미니즘을 다룬다.
5장에서는 타향살이를 하는 중국의 이주 젊은이들이 중국에서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생각해본다. 이들을 통해 도시화, 산업화, 성장하는 사회주의 시장경제, 중국의 늘어나는 국제무역이 보여주는 화려함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