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백수학교
연암 박지원이 전하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
자유로워지는 법?
채워서 벗어나는 수가 있고 비워서 벗어나는 수가 있지.
가장 빠른 방법은 비워서 벗어나는 법이라네.
잘 모르겠다고?
그럼 연암과 친구들이 도와주겠네. 어디 한번 와서 수업 한번 들어 보게.
연암의 ‘행복한 백수학교’에서 말일세.
『열하일기』 등 작품을 통해 수백 년이 지금까지도 최고의 천재 문장가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연암 박지원. 그러나 밝고 호탕한 문장의 이면에는 세속적인 인간 세상을 향한 씁쓸함도 묻어나온다. 그는 명문가의 후손이었으나 거의 평생 벼슬을 마다하고 벗들과 함께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개척하는 삶을 살았다. 이를 위해 물질과 명예는 뒤로 한 채 자발적 백수 생활을 자처했던 연암. 치열했던 인생을 통틀어 그가 얻어낸 자신만의 깨달음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연암 선생이 ‘지금 살아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그를 무대로 초대하여 관객과 교감하는 형식으로 엮어낸 가상 에세이다. 취업과 미래가 걱정인 학생, 하루에도 열두 번 일을 그만두고 싶은 직장인, 자신을 잃어버린 주부의 모습은 모두가 나의 얼굴이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언제 어떤 상황으로 떨어질지 알 수 없는 잠정적 백수일지 모른다.
18세기 조선 시대에 일찌감치 독자노선을 걸었던 연암은 특히나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현실에 대해 참고 참았던 말문을 터뜨린다. 시대를 초월하는 백수의 대명사, 백수학교 교장 선생으로 손색이 없는 그는 어떻게 하면 좀 더 행복한 백수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가에 관해 막힘없는 언변으로 시원한 즉문즉답을 펼쳐낸다.
싫은 사람과는 절대 타협 못 하는 괴팍한 성격이었지만, 수많은 벗들에 둘러싸여 진정한 우정을 나누고 배고픈 이에게 손수 지은 따끈한 밥을 대접하던 휴머니스트 연암 선생은 독자들의 현실적인 삶의 고통을 어루만져 주는 한편, 인생, 사랑, 우정, 창작에 관한 유용한 꿀팁과 노하우를 가감 없이 전한다.
“행복한 백수학교”의 특별수업 1교시 일·인간관계, 2교시 창작, 3교시 우정, 4교시 공동체 4가지 필수과목을 이수하고 나면 이 시대의 진정한 자유인의 길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