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2001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장밋빛 인생』등을 발표한 작가 정미경의 신작 장편소설. 무한욕망 시대를 표류하는 군상들의 화려한 꿈과 허무한 사랑을 그렸다. 작품은 숫자광이자 일중독자, 질주광이기도 한 주인공 이중호가 도로 위를 180km로 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부르주아 모더니티를 상징하는 이중호의 질주는 군중의 질주에 의해 방해받으며 마침내 질주를 멈춘 질주광이 ‘정지‘의 의미를 알아차리는 순간 그의 존재는 파괴되고 만다. 또 다른 주인공 오윤희는 현대사회를 이끌어가는 ‘모방욕망‘의 종국을 보여준다. 작가는 질주와 혁명, 질주와 부르주아 모더니티 간의 상관관계를 예리하게 보여주며, 모방욕망에 사로잡힌 채 끝을 모르고 질주하는 자들의 비극적 불안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