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1 - 블랙나이트
이제까지 알고 있던 정의는 잊어라.
어두운 그림자에 숨어서 법이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처리하는 해결사들이 있다. 그들은 특별해 보이는 것 하나 없는 소시민이지만, 법의 그늘에 가려 정부도 처리하지 못하는 일들을 소리 없이 해결한다. 어두움 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그들은 ‘블랙나이트’로 불린다.
진철은 블랙나이트의 리더격으로 총기를 다루는 데에 타의 추정을 불허하는 명사수다. 그는 블랙나이트를 지원하고 유지시키는 오대윤 회장의 지시를 받아 행동한다. 어느 날, 오 회장은 진철에게 몇몇 야당 의원의 아들들이 폭력조직 서대문파에 볼모가 되어있으니 그들을 구출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리고 오 회장은 진철을 도와줄 사람으로 자신의 양아들 박유성을 소개한다.
진철은 박유성과의 첫 대면에서 박유성이 사용하는 믿을 수 없는 기술들에 놀란다. 그리고 며칠 동안의 계획 수립 후, 박유성과 진철 두 사람은 서대문파의 본거지로 향한다. 수십 명의 폭력배를 상대로 두 사람은 작전을 성공시킬 것인가.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는 1980년을 배경으로 정재계 권력자들의 이익다툼과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을 해결하는 집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거대 그룹의 총수는 마음먹은 대로 일을 처리하고, 때로는 대통령마저 블랙나이트의 힘을 빌린다. 그만큼 블랙나이트는 위대한 집단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은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해결하는 이들의 활약상을 그리며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묘사하기 때문에 분위기 자체가 무겁고 가라앉아 있으리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은 제각각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그 안에서 사랑을 나눈다. 이와 같은 사랑이야기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소재를 유연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저자는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가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지가 된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일본 황실의 존재에 있으며, 그리하여 그 황실의 뿌리를 잘라버리는 것만이 독립의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는 목적을 가진 초국적 독립운동단체가 있었다는 가정 하에, 세월이 흐르고 흘러 21세기로 접어든 대한민국으로 시간이동을 한 남자 혁찬광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서장이라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 이 대서사시가 어떻게 펼쳐질지를 확인하는 것 역시 독자들의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