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이를 위한 마음 챙김
1장 : 육아, 어디서 잘못된 걸까?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엄마 맘대로 커 주지 않는 아이를 보고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엄마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도 못하면서 그저 잘 입히고 잘 먹이며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가 제멋대로 크는 것 같으니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은 ‘내가 너를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데’와 같은 마음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신이 희생했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은 아이에 대한 보상 심리를 가지게 됩니다. ‘내 아이는 이렇다.’라며 있는 그대로 내 아이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했으니 ‘내 아이는 이렇게 되어야 한다.’로 생각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의 모든 행동이 눈에 밟힙니다. 아이와 있는 이 순간이 점점 행복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평가는 ‘육아는 힘들다. 내 삶은 불행하다.’로 바뀝니다.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을까요?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내 아이도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아이는 나와 제일 가까운 사람, 엄마를 제일 많이 닮아 가니까요.
내 인생의 주인인 내가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의 아이는 롤 모델을 엄마로 만들고 자기 삶을 즐길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엄마가 꼭 무엇을 아이한테 해 줘야 한다는 생각, 아이를 위해 나의 삶을 희생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 아이의 인생이 중요하듯이 내 인생도 중요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불안해하지도 마세요. 지금 내 아이와 함께 있는 이 순간, 내 인생의 한 부분인 지금을 아이와 함께 즐기시면 됩니다.
2장 하루 10분 내 아이의 마음 들여다보기
내 아이의 마음 들여다보기
아이들이 불쑥불쑥 자기의 마음을 얘기할 때가 있습니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예기치 않은 순간에 갑자기 “엄마, 나 요즘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은 갑자기 자기 얘기를 꺼내 놓을 때가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쳤다고 해서 너무 미안한 마음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아이의 말을 매번 집중해서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평소 아이의 마음을 어떻게 읽을까요? 아이는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얘기할 수 있습니다. 성인처럼 판을 깔아 놓고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아이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대단한 준비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엄마들한테 제안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가까운 마트를 아이와 함께 가 봅니다. 아이들은 마트를 간다는 게 신나서 엄마에게 조잘거리며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말들 중에 자신의 마음을 보여 주는 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잠자는 시간을 이용하셔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편안한 마음으로 엄마에게 얘기할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아이와 함께하는 놀이도 좋습니다. 대단한 놀이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논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엄마와의 놀이를 통해 엄마와의 관계가 더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엄마에게 더 잘 보여 줄 수 있습니다.
3장 : 아이가 엄마한테 보내는 문제 행동 8가지 신호
아이가 사춘기인가요?
아이가 엄마를 유난히 힘들게 하는 시기가 있습니다. 엄마들은 그런 시기를 ‘그분이 오는 시기’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때 엄마들이 제게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얘가 지금 사춘기가 온 건가요?”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일찍 사춘기가 오지 않을뿐더러 사춘기라고 해서 모두가 다 그런 행동들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엄마들도 알고 있지만 다들 그 힘들다는 아이의 ‘사춘기’에 숨어 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클 것입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면 엄마는 그 행동에만 주목합니다. 그 행동을 어떻게든 멈추게 해야 엄마로서 바람직한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제일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학교 문제나 친구들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행동으로 그렇게 표현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지금 무슨 불만이 있어 그러는지 알아보아야 합니다. 아이가 자기 마음을 알려줄 때 엄마는 잘 들어 주고 어떤 문제도 하찮게 보면 안 됩니다. 아이가 원한다면 해결책을 제시해 보아도 되고, 아이 스스로 해결책을 내 보도록 해도 됩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마음을 열고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엄마와 아이의 관계는 더 좋아지고, 아이는 힘들 때면 엄마라는 쉼터에서 잠시 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엄마도 기꺼이 그런 쉼터가 되어 주면서 아이와 함께 살아갈 힘을 기릅니다. 이제 엄마도 아이도 서로의 편이 생긴 것입니다. 세상에 이만한 좋은 내 편도 없습니다.
4장 : 아이를 진짜로 사랑하는 감정 코칭법
아이를 사랑하세요?
“아이와 진짜 사랑을 하고 계세요?”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엄마들은 어이없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니까 이렇게 키우지, 남이면 이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부모 상담을 하면서 아이에 대한 엄마의 사랑보다도 엄마의 욕심이 먼저 보일 때가 있습니다. 모자란 내 자식이 엄마를 너무나 힘들게 해 엄마 본인의 욕심을 채울 길이 없어서 아이도 엄마도 힘들어 보일 때가 많습니다.
연인들의 관계를 생각해 보세요. 서로 각자 잘 살아가면서 관계를 좋게 해야 별 탈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 사람 하나면 충분할 것 같았는데 그런 마음이 시간이 가면서 변하기 시작합니다. ‘욕심’이란 것이 생깁니다. 상대방이 나만 볼 수 있도록 구속하고, 나한테 더 잘하라고 남과 비교하면서 서로를 힘들게 하기 시작합니다. 이건 누구를 위한 사랑일까요? 상대방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서로에게 전혀 득이 될 게 없는 그런 사랑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이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도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욕심이 생깁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면서 내 아이는 왜 못하는 게 많을까, 왜 저렇게 느릴까 생각하는 그런 마음 말입니다. 이것은 엄마인 나와 내 아이 모두를 힘들게 하는 욕심입니다. 내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진짜 사랑의 모습입니다. 아이와 진짜 사랑을 하면 아이의 지금 못마땅한 모습보다도 아이의 마음이 먼저 보일 것입니다. 엄마와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때 아이는 자랍니다. 이것이 아직은 느릴 수 있는 내 아이가 세상과 맞설 힘을 가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아이와 내가 함께 잘 사는 법, 그것은 진짜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5장 : 아이와의 감정 공감이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행복한 엄마가 되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위해 많은 것을 해 줍니다. 좋은 옷을 입히고, 잘 먹이고 마치 내가 아이였을 때 부모로부터 받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보상이라도 하듯 아이들에게 해 줍니다. 하지만 내가 자라면서 받지 못한 것들 때문에 심리적 결핍이 생겼다면 그것은 엄마 스스로 채워 나가야 합니다. 내 아이가 나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또한 내 아이는 우리가 어렸을 때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결핍들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통해 보상받으려고 하면 서로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가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 줄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좋은 옷, 좋은 음식도 아닌 이 세상을 잘 살아가게 하는 힘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이가 세상에 잘 맞설 수 있도록 강하게, 엄하게 키우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아이가 자기 감정을 잘 조절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그 소중한 자신이라는 존재로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와의 감정 공감이 중요합니다. 내 감정을 엄마가 읽어 주며 공감해 줄 때 비로소 아이는 오늘도 내일도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조금씩 가지게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의 삶이 행복해야 합니다. 엄마가 힘들다면 아이의 감정을 읽어 주고 공감해 주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자신이 어릴 때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채워 나가도 됩니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이는 그것을 함께 채우려 할 것입니다.
삶이란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게임처럼 무수한 퀘스트(게임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수행해야 하는 임무나 행동)들을 깨야 하지만, 스스로에게 힘이 있다면 그것들이 그리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내 아이와 함께 힘을 내서 퀘스트를 깨 보는 게 어떨까요? 그리고 그것을 깰 때의 행복을 함께 느껴 보는 것입니다. 변함없는 사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