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인생을 유혹하다
여행의 진수는 완전한 자유에 있다!
해박한 역사지식과 깊은 사유로 인생을 유혹하는
이석연 변호사의 종횡무진 인문탐사기행기
‘새로운 풍경’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기 위한
이석연 변호사의 지구촌 역사문화 탐사기
공직자, 시민운동가, 법조인 그리고 생활인으로서 항상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모험과 도전 정신을 삶의 확고한 지표로 삼고 있는 전(前)법제처장 이석연 변호사가 자신만의 독특한 독서법을 소개한 『책, 인생을 사로잡다』에 이어 인문탐사기행기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를 출간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책, 인생을 사로잡다』에서 ‘독서는 모험과 낭만이라는 꿈을 향해 성실성과 결단력으로 인간 정신의 전역을 활보하고 측량하는 영혼의 고고학이자,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찾아 떠나는 내면의 여행’이라고 규정했다. 그런 면에서 『책, 인생을 사로잡다』가 독서를 통한 내면여행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 출간한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여행을 통해 내면의 삶과 인간의 역사를 성찰하고 반추하는 ‘인문탐사기행기’라 할 수 있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아 가는 것이다.”라는 프루스트의 말을 인용하면서 ‘새로운 풍경’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야’를 찾기 위해 해박한 역사지식과 깊은 사유로 끊임없이 이동하고 유목하는 이석연 변호사의 역사탐방 여정은 여행지의 풍경만을 감상하기 위한 일반적인 여행서와는 달리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배움과 성찰의 계기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별이 된다. 그 점에 대해 이석연 변호사는 “여행이란 낯선 곳에서의 관찰과 경험을 통해 인식을 확장하고 자신의 내면에 ‘자유의 기상’을 불어넣는 의식적인 탐사 과정이며, 다양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두텁게 쌓아가는 배움의 여정이며, 아름답고 장엄한 풍경의 목도를 통해 상상력과 감수성을 고양하는 자기발전의 기회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여행은 실학적이며 유목적이라고 밝히고 싶다.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우리의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배움의 계기를 마련하는 ‘실학적 동기’와 끊임없이 이동하면서 나의 정신을 자유롭게 만들어 고착된 삶을 갱신하고 치유하는 ‘유목적 동기’가 바로 내 여행의 원천이자 철학”이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북한 탐사기, 유럽문화의 흐름과 역사,
스리랑카와 미얀마의 풍요로운 자연과 숨겨진 역사,
파나마와 코스타리카의 정치, 미국의 실체와 저력 등에 대한 해박한 설명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인문적 사유를 바탕으로 각국의 풍경과 역사를 반추하고 있는 인문탐사기행기로, 시의적인 민감성 때문에 발표를 주저했던 북한 탐사기, 역사의 영광과 폐허 속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 문화와 예술의 장대한 흐름, 제국주의 열강들의 경제적 이익이 첨예하게 집약되어 건설된 파나마 운하의 과거와 현재, 코스타리카의 안정된 정치제도와 외교력,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던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저력 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행간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감성에 바탕을 둔 여행에세이라기보다는 이성에 근거한 역사문화탐사기에 더 가깝다. 그렇다고 풍경의 묘미를 간과 하지 않았다. 실론섬의 아름다운 정취를 보며 네루다의 시를 생각했고, 시기리야 유적지의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삶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반추하고, 코스타리카의 화산들을 보며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미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존재의 근원을 사유하고 있어 이성(理性)과 감성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역사를 알고 여행하는 자는 인생을 두 배로 산다!
독서와 여행, 인생을 사로잡고 유혹하는 자기치유와 성장의 힘
『책, 인생을 사로잡다』와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각각 독서와 여행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실은 하나의 줄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석연 변호사는 독서가 곧 여행이며, 여행이 바로 독서라는 점을 늘 강조한다. 그 점에 대해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 서문에서 “나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처럼 체험할 수 있는 그 모든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역사를 알고 여행하는 사람은 인생을 두 배로 산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보다 더 넓은 시야를 얻기 위해 틈나는 대로 공부하며 여행을 했다. 이러한 여정의 모든 순간에는 책이 있었고, 책은 모든 움직임의 방향키가 되어 나의 여행과 탐사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여행은 온몸으로 떠나는 독서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과 독서는 나의 정신을 일깨워주는 두 가지 키워드이자 내 인생을 지탱해주는 두 기둥”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한 면에서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인문탐사기이자 여행을 통한 자기치유의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여행명상록이라 할 수 있다.
콜리지(Samuel Coleridge)와 함께 영국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수필가인 해즐릿(William Hazlitt)은 “여행의 진수는 자유에 있다. 마음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에 있다. 우리가 여행하는 주된 이유는 모든 장애와 불편에서 풀려나기 위해서다. 자신을 뒤에 남겨두고, 딴 사람을 떼어 버리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여행의 목적은 내가 아닌 딴 사람으로서의 나를 떼어내려는, 즉 현실에 의해 왜곡된 자신의 모습을 치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 해즐릿의 견해다. 그러므로 여행에서 얻어지는 자유란 자기성장과 치유의 결과이지 도피의 부산물은 결코 아니다. 자기성장이나 치유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물론 여행을 가게 되면 장대한 풍경에 압도되어 정서가 순화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 본다면 반쪽의 여행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탐색하는 인문적 시야가 없다면 여행은 자기만족의 정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석연 변호사의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는 완전한 자유를 통해 자기치유와 성장의 계기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람, 그 중에서 특히 청소년들에게 일독을 권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