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동물의 성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진화의 역사!
척추동물 최대의 페니스를 자랑하는 오리, 구강성교를 하는 과일박쥐, 동성을 사랑하는 펭귄
수많은 화석과 발자국을 남겨 놓고 갑자기 지구에서 사라진 공룡. 긴 지구의 역사 속에서 사라져간 동물이 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룡에 열광하는 것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그 멸종의 미스터리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공룡은 어떻게 지구를 지배했을까? 그 답은 바로 ‘생식’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 거대한 몸집의 공룡 커플이 어떻게 짝짓기를 했을까? 그 전에 과연 공룡의 생식기는 어떻게 생겼을까?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 <네이처>가 주목한 고생물학자 ‘존 롱’은 동물의 짝짓기와 생식기를 연구하여 수억 년 동안 이뤄진 진화의 비밀을 밝혀냈다. 그는 우연히 발굴한 화석을 통해 최초로 척추동물(물고기)이 사랑을 나누는 순간을 포착하고 페니스를 발견하여 학계에 파문을 던졌다. 그리고 발칙(?)하게도 이것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앞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25년간 짝짓기와 생식기의 기원을 연구해온 존 롱은 자칫 괴짜로만 보일 수 있지만, 실은 세계적인 학자로 <네이처>에 수차례 논문을 기고했으며, 방대한 화석 자료를 통한 해부학적 증거에 기발한 아이디어와 그만의 상상력으로 더해 성의 기원을 이해하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세계 학계를 주목시킨 그의 연구과정과 결과를 오롯이 담은 저서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동물의 은밀한 사생활과, 인간의 진화에 숨겨진 비밀에 대한 힌트를 던진다.
4억 년 진화사를 지배하는 섹슈얼리티
가장 강한 동물이 아니라,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
저자는 인류의 아주 오랜 조상이자 3억 8,000만 년 된 물고기 ‘틱토돈티드’의 화석에서 페니스를 발견했다. 이전까지는 현생 어류들이 그러하듯 암컷이 물속에 알을 낳으면 수컷이 다가와 그 위에 정자를 분사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 발견으로 수컷이 생식기를 통해 암컷의 몸 안으로 정자를 전달하는 것으로 다시 쓰게 됐다. 현생 어류 가운데 틱토돈티드에 가장 가까운 동물인 상어와 가오리는 짝짓기를 할 때 수컷이 암컷을 꼭 잡고 서로의 배를 밀착시킨다. 틱토돈티드도 이와 비슷했을 것으로 본다면, 인류의 가장 일반적인 체위인 정상위는 3억 8,0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셈이다.
이처럼 저자는 인류의 먼 조상이 즐겼던 최초의 성생활에서 시작하여 짝짓기가 끝나면 자신의 생식기를 잘라버리는 따개비, 죽은 이성에게 교미를 시도하는 뱀, 동성을 사랑하는 게이 펭귄, 구강성교를 하는 박쥐, 자위행위를 하는 염소 등 고생대 동물에서부터 현생 인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동물들이 짝짓기를 진화시켜온 과정과 행태를 체계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수억 년의 진화사를 재구축하여 가장 강한 동물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성적(性的) 차이가 생각했던 것만큼 크지 않으며, 성에 관한 한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의 구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강력 추천
“일단 편견 없이 책장을 넘겨 보라!”
우리에게 《총, 균, 쇠》의 저자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이 책은 보는 관점에 따라 '남 보이기 민망한 책'일 수도, '진지하고 점잖은 과학 서적'일 수도 있다. 저자는 자칫 낯 뜨겁게 느껴질 수 있는 성의 진화사를 매우 흥미롭고 친근하게 서술했다. 일단 편견 없이 책장을 넘겨 보라. 처음에는 낯을 붉히다가 이내 즐기게 될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며, 생물학 최대의 난제인 ‘성(性)’은 진화의 한 부분이나 산물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이며 기원이 된다. 《가장 섹시한 동물이 살아남는다》는 과학적인 발견과 연구를 기반으로 성의 진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러나 괴짜 학자인 저자 특유의 입담으로 쉽고 재미있게 서술한 책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권유처럼 이 책을 당당히 즐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