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목마 공화국
〈문화일보〉 박학용 논설위원이 2013년 봄부터 2017년 가을까지 쓴 길고 짧은 글들 중 100편을 추려 책으로 엮었다. 제목의 ‘회전목마’는 과거에 갇힌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상징한다. 200여 년의 기간 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아 성찰과 자기 교정의 시간을 거쳐 선진국이 된 서구 국가들과 달리, 30여 년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낸 대한민국은 각 분야에서 ‘성장의 모순?역설’이 되풀이된다. 민주화가 진전됐는데도 불신?대립?갈등은 격화하고, 고도성장의 그늘에서 양극화?청년실업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모순에 갇혀 10여 년째 ‘중진국의 함정’에서 허우적대는 대한민국에 과연 출구는 없는 것일까? 압축 성장의 딜레마 속에서 맴도는 목마의 등에서 내려와 단박에 줄달음칠 야생마로 갈아탈 방법을 무엇일까?
〈회전목마 공화국〉은 대한민국이 과거를 내치고 미래로 내달리기 위한 출구전략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과거와 싸우지 말고 미래를 만들어라. 그러면 미래가 과거를 정리해줄 것”이라는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며, 보수와 진보가 내부 싸움을 접고 힘을 합쳐 미래 발전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다. 국민도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억지 부리는 구태를 떨쳐버리고, 정치 지도자도 ‘내 편’이 아닌 ‘국민 모두’를 포용하는 통합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저자가 던지는 일침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데 하나의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