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이면을 보다
현재 우리나라는 16종의 세계 기록 유산을 소장하여,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세계 기록 유산을 보유한 국가이다. 세계 기록 유산이란 말 그대로 인류가 함께 기억해야 할 기록물을 의미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세계 기록 유산뿐 아니라 역사적 기록물 대부분이 한문(漢文)으로 되어 있어, 소수의 전공자나 전공학자를 제외하고 일반인의 접근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일반인은 이들 전공자들이 집필한 서적으로 역사를 대하고, 그들의 시각(視覺)으로 역사적 사건을 옳고 그른 것으로 믿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객관적이고 실증적인가. 이러한 고민에서 기행의 형식을 빌려 역사의 이면(裏面)을 뒤집어 본 책이다.
만약 역사가 발전한다면, 어떻게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참혹한 전란을 겪고도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나며,
4·3 제주의 그 가슴 아픈 사건을 겪고도 5·18 광주의 비극이 발생하고,
당파싸움으로 망했던 나라에서 아직도 양 극단의 진영논리가 판을 치며,
400년간 신분제로 고통받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숭명(崇明)으로 자주권을 상실했던 나라에서
숭미(崇美)하는 세력들이 생겨나느냐는 말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