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갓 꽃을 그렸어
우연히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지게 된 아흔 살 할아버지의 그림과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 할아버지는 딸의 권유로 아흔 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수채화로 자두도 그리고, 샛노란 쑥갓 꽃도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도 그리고, 임진강에 가서 풍경화까지 그리며 딸과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딸은 아버지 말을 모으고 골라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아버지 모습도 그렸다.
그렇게 아버지가 그린 그림에 딸이 쓴 글과 그림이 모여 한 권의 그림책이 되었다.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몸은 약해졌지만 할아버지는 손에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만큼은 청춘으로 돌아간 듯 생생하다. 오늘은 또 무슨 그림을 그릴까. 어떤 이야기와 만나게 될까. 그림을 통해 할아버지는 그동안 몰랐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