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정치가 중요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신간 『거대한 불평등』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10년간 주로 [뉴욕 타임스], [배니티 페어], [신디케이트 프로젝트] 등에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한 칼럼들을 모은 것으로, 스티글리츠는 이 책의 여러 글들을 통해 오늘날의 이른바 1퍼센트를 위한 자본주의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얼마나 불합리하고 거짓으로 가득 찬 자본주의인지, 나아가 이런 짝퉁 자본주의를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정통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논의한다. 불평등이 우리의 현실에 얼마나 깊고 넓게 스며들어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모색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스티글리츠는 전작 『불평등의 대가』에서 했던 논의의 핵심을 이 책에서 거듭 재확인하고 확장한다. 그는 통화 정책보다 재정 정책이, 긴축 정책보다 적극적인 재정 지출 정책이, 공급 중심 정책보다 수요 중심 정책이, 부유층을 보호하는 정책보다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돕는 정책이 경제를 성장시키고 모두에게 이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역설한다.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이 부유층의 소득 대비 지출 비율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중간 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이 증대되면 수요가 늘어나고, 이는 경기 침체의 해소와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거시 경제적 분석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불평등을 해소해야 할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다. 소수를 위해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는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경제 불평등이 정치 불평등을 낳고, 정치 불평등이 다시 경제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은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환멸감도 깊다. 오늘날의 거대한 불평등을 빚어낸 주요 원천 가운데 하나는 정치이다. 그러나 이로부터 벗어날 기회 역시 정치에 있다. 스티글리츠는, 극소수의 부자들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걸 조장하고 강화하는 짝퉁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다른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여전히 우리에게 열려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회에 거대한 균열을 가져온 불평등은 불공평한 정책들과 잘못된 우선순위가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물일 뿐, 절대 경제의 근본적인 법칙에 따른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정치가 중요하다.
저자소개
정보 비대칭성의 결과에 대한 연구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 예일 대학, 스탠퍼드 대학, 듀크 대학, 옥스퍼드 대학, 프린스턴 대학 교수를 거쳐 현재 컬럼비아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MIT에서 폴 새뮤얼슨의 지도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조교수가 되었고, 불과 27세에 예일대학교 정교수가 되었다. 듀크대학교, 스탠포드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교수를 역임했으며, 36세에는 일명 ‘예비 노벨상’이라 불리는, 뛰어난 연구업적을 쌓은 소장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지내며 정부 개혁을 주도했고, 이후 세계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수석 부총재 겸 수석 경제학자를 지냈다.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로 근무할 당시 아시아 외환 위기에 대응하는 국제통화기금의 재정 긴축, 고금리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또한 자신이 속한 세계은행의 정책이 후진국의 빈곤과 빈부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비판하다가 미국 정부와의 갈등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계에서 가장 빈번히 인용되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으로, 2011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거시 경제학, 공공 경제학, 정보 경제학의 대가이며 소득 재분배, 자산 리스크 관리, 기업 지배 구조, 국제 교역 조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보경제학이란 새 분야를 개척한 이론가이자 백악관과 세계은행 등에서의 행정경험을 지닌 거물 실무가인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엘리트코스를 거치고 세계 경제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주류 경제권력의 잘못된 행태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다른 면모를 보여왔다. 특히 학자적 명성만큼이나 반골적 성향으로 유명한 그는 미국 행정부와 국제경제기구가 주도하는 지금까지의 세계화를 가차 없이 비판하고 개발도상국과 빈곤국가들을 옹호해온 대표적인 인사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들 나라에 자본개방, 고금리, 긴축재정 등을 처방한 IMF과 미국 재무부의 조치를 통렬히 비판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바 있다. 저서로는 『세계화와 그 불만』을 비롯해 『모두에게 공정한 무역』 『시장으로 가는 길』 『스티글리츠의 경제학』 『스티글리츠의 거시경제학』 『스티글리츠의 미시경제학』,『경제학자들의 목소리』『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 『1990년대의 경제 호황』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서문
서장 균열이 드러나다
부시가 경제에 미친 파장
자본주의의 실책
살인의 해부: 누가 미국 경제를 죽였나?
어떻게 금융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가
1부 1퍼센트를 위한 자본주의
1퍼센트의, 1퍼센트에 의한, 1퍼센트를 위한
상위 1퍼센트의 문제
느린 성장과 불평등은 정치적 선택일 뿐, 우리에겐 대안이 있다
불평등의 세계화
불평등은 선택의 문제다
21세기의 민주주의
짝퉁 자본주의
2부 개인적인 회상
킹 목사는 나의 경제학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미국 황금기의 신화
3부 불평등의 여러 가지 차원
기회 균등은 국가적 신화다
학자금 채무와 아메리칸드림의 붕괴
일부를 위한 정의
실행 가능한 주택 문제 해법: 주택 담보 대출 재융자
불평등과 미국 아동
에볼라와 불평등
4부 불평등 심화의 원인
부유층을 위한 미국식 사회주의
99퍼센트에게 불리한 세금 시스템
이윤의 세계화를 넘어 세금의 세계화로
롬니의 잘못된 논리
5부 불평등의 결과
디트로이트 파산에 대한 엉뚱한 진단
신뢰가 무너진 사회
6부 정책과 불평등의 관계
정책은 어떻게 경제적 대균열에 기여하는가
서머스가 아니라 옐런이 연준을 이끌어야 하는 이유
정신 나간 미국의 식량 정책
세계화의 그늘
자유 무역의 가면
지적 재산권은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인도의 현명한 특허권 결정
극단적인 불평등의 일소: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2015∼2030
위기 이후의 위기들
불평등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7부 변화하는 세계
모리셔스의 기적
싱가포르가 불평등한 미국에게 주는 교훈
일본은 경계해야 한다
일본은 반면교사가 아니라 모델이다
중국의 로드맵
국가와 시장의 균형을 추구하는 중국의 개혁
빛이 있는 도시가 된 메데인
호주까지 퍼져 나간 미국의 망상
스코틀랜드의 독립
스페인의 불황
8부 일자리를 위하여
어떻게 미국의 일자리를 회복할 것인가
불평등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일자리에 대하여
풍요로운 시대의 빈곤
성장을 원한다면 좌파를 지지하라
혁신의 수수께끼
후기
상위 1퍼센트가 혁신의 주역이라는 논리의 오류와
레이건 행정부가 불평등 심화의 전환점인 이유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