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상
러시아 작가 보리스 빠스쩨르나끄의 유일한 장편소설로서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으나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수상을 거부해야 했던 작품이다. 1905년 제1차 혁명과 1917년의 10월 혁명을 배경으로 씌어진 이 작품은 짜리즘의 러시아가 붕괴되는 사회적 혼란 속에서 작가 자신의 분신인 유리 지바고를 통해 지식인이 겪는 비참한 운명과 인간 비극을 묘사하고 있다.
서정적 시적 표현과 서사적 서술적 표현 그리고 다양한 서술 기법으로 씌어진 『닥터 지바고』는 장대한 서사시이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장엄한 증언이다. 특히 이 소설의 마지막 장에 기록된 「유리 지바고의 시」는 테두리를 넘어 특별한 생명력과 삶에 대한 강렬한 확신을 가진 그의 시의 깊이가 나타나 있다.
혁명의 실상을 고발하면서 혁명을 받아들이는 두 방식 즉, 방관자적 태도와 열렬한 행동가적 태도의 대비를 통해 궁극적인 가치란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있는 불후의 명작으로, 결국 인간성에 기반하지 않는 어떠한 혁명도 인간 존재를 고양시키기보다는 이데올로기라는 광신에 의해 파멸되고 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깊은 철학을 지닌 대화, 미묘한 심리 묘사, 심오한 사색, 웅장한 자연의 배경을 그리고 있는 이 호화로운 작품은 러시아 고전 문학의 대열에서도 감히 빛나는 걸작으로 손꼽힐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