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
풍성하고 색다른 독법의 젊은 평론가 3人이 펼친 생생한 비평 좌담
“소설을 읽는 일은 참 즐겁다.
소설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일은 더 즐겁다!”
대형작가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소설을 비롯,
독서문화와 출판시장의 변화, 문단의 화제가 된 비평적 쟁점들까지
최근 한 해의 다양한 문학적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다!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비평서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는 문화웹진 <나비>의 ‘비평테이블’ 코너에 2009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매달 연재했던 좌담을 묶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베르나르 베르베르 같은 외국 작가의 소설부터 김훈, 신경숙, 김영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신작까지 주요 베스트셀러 작품들을 두루 다루고 있으며, 영화가 개봉되면서 원작이 큰 인기를 모으는 스크린셀러 현상, 최근 문학상 수상작들의 변화된 경향, 새로 등장한 청소년문학이라는 낯선 영역 등 독서와 출판계의 눈에 띄는 현상들을 주제로 삼았다. 최근의 독서 문화와 출판 시장의 변화는 물론, 문단의 화제가 된 비평적 쟁점들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전문 비평과 일반 독자의 거리, 비평 담론과 출판 시장의 간격을 좁히기 위해 시작한 좌담인 만큼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는, 전공자나 관련자가 아니면 쉽게 손을 대기가 어려운 비평서가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흡수할 수 있는 비평서다. 여기에는 자유롭고 솔직한 대화로 이루어진 ‘좌담’ 형식이 한몫을 하고 있다. 작가들만큼이나 소설을 향한 열정으로 무장된 젊은 비평가 3人의 날카로우면서도 생생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오늘의 한국 소설이 보인다. 책을 읽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그럴 기회가 별로 없는 독자들, 막연히 소설가나 문학평론가의 꿈을 키우는 대학생들, 그리고 그냥 소설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겐 더없이 즐거운 책이 될 것이다.
어떤 소설을 읽을 것인가, 좋은 소설이란 어떤 것인가를 묻다
2009년 말부터 2011년 초까지, 문학 출판계는 장편소설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컸던 시기였고, 그 기대만큼 많은 수의 장편소설들이 번역되거나 창작된 시기였지만, 한편으로는 대형작가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장편소설들이 시장을 점령하면서 승자독식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즉 침체됐던 문학 시장이 살아났다고도 볼 수 있으나 오히려 읽히는 책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독서 경향은 단순해진 면도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는 보통의 비평서와는 달리 단지 문학 작품을 해석해내는 작업에 국한하지 않고 그러한 출판 시장의 메커니즘이나 문화적 현상과의 관계 속에서 작가와 독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새로운 현상과 경향을 창출하는지 입체적으로 읽어낸다. 이러한 다각적인 독법은 하나의 입장이나 해석으로 좁혀질 필요가 없는 ‘좌담’ 형식으로 인해 더욱 자유롭게, 하지만 더욱 치밀하고 날카롭게 확장된다.
문학이 문화산업의 일부가 되고 독서에 미치는 마케팅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져가는 상황에서 『그래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다』가 묻고 고민하는 것은 결국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떤 소설을 선택해야 하는가, 바로 지금 좋은 소설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이다. 독자들은 문학을 둘러싼 현재의 상황들을 직시하는 동시에 소설을 읽는 애초의 목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