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살아남고 싶다면 포용만이 살 길이다!”
나와 생각, 의견, 행동방식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적극 협력하는 것이 가장 이기적인 생존전략이다!
“포용하는 존재와 집단만이 승리하고 살아남았다”
우리나라 벤처업계의 신화창조자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는 “살아남는 집단, 사라지는 집단”이라는 글을 2010년 12월 2일자 모 일간지 아침논단에 기고했다. “서로 협력한 집단이 승리하고 살아남았으며, 역사와 진화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 협력은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나 자신, 우리 국가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전략이다”라는 내용이 글의 핵심이다.
수많은 정치가, 기업가들의 관심사이자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이슈와 맞닿아 있는 ‘포용력’의 문제를 새롭게 바라본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이다. 위에서 언급한 김택진 대표의 논지는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의 핵심가치와 일맥상통한다. 그가 말한 ‘협력’을 더 넓은 의미로 확장해 ‘포용’으로 대체해보면, “포용은 나 자신, 우리 국가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전략이다”가 된다.
이 책의 저자는 “포용은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나와 다른 의견과 문화, 방식을 고통을 견뎌내며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며 “포용을 개인의 품성이 아닌 행동하고 실천하는 가치,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 정현천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유공에 입사해 여러 분야에서 일했고, 얼마 전까지 ㈜SK 가스에서 ‘환경사업’ 분야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SK에너지에서 임원으로 재직 중인 평범한 대한민국 비즈니스맨이다. 비즈니스맨으로서 진정한 세계화 문제뿐 아니라, 환경과 생명의 문제 등 ‘우리 모두가 세상을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오던 저자는, 그동안 읽어온 다양한 분야의 책들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 답이 바로 ‘포용력’이었으며,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는 저자의 깨달음을 정리한 첫 번째 결과물이다.
사라지는 것과 살아남는 것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으로서의 포용
개인, 집단, 기업, 조직의 생존과 번영의 비밀을 푸는 열쇠, 포용
약 46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별에는 그동안 수많은 생명체가 존재하고 또 사라졌다. 대표적으로 한때 지구 전역을 뒤덮으며 1억 6,000만 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구를 지배해온 공룡은 이젠 박물관에서 화석으로만 볼 수 있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공룡, 분열된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멸망한 진(秦)나라, 얼음의 땅 그린란드에서 500년간 문명을 만들고 생존했던 바이킹도 모두 역사책의 기록으로만 만날 수 있다. 공룡, 진나라, 그린란드 바이킹, 그리고 1980년대 우리나라 3대 그룹사로 위용을 떨쳤던 대우그룹, 이들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의 저자는 그 이유가 바로 ‘포용력의 부족’이었다고 설명한다.
생명체건 집단이건 기업이건 간에 사라진 것들은, 공통적으로 나와 다른 것을 배척하고,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결정적으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적응하지 못함으로써 서서히, 혹은 급격히 몰락을 맞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공생하기보다는 지배하고, 장점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배척하고, 또 시대 변화를 거스르며 독존과 무한 확장을 고집했던 것이다.
이와 반대로 그 어떤 환경 변화에도 적응하며 살아남고 번영한 존재들도 있다. 곤충과 포유류를 적극 포용함으로써 생존을 유지하고 번성하게 된 속씨식물, 이민족에게 동일한 시민 자격을 주고 다양한 민족들이 가진 장점을 적극 활용해 거대제국의 영광을 누린 로마제국, 그리고 시대 변화를 읽음으로써 C&D(Connect&Develop) 전략을 수립해 혁신기업으로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P&G 등에게서는 남다른 포용력을 엿볼 수 있다. 즉, 생존하고 번영하고자 한다면, 그 핵심 전략은 바로 ‘포용력’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진화생물학, 역사학, 경영학, 인류학 속에서 발견한 포용의 통찰
“고전적 의미의 ‘교양인’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글!”_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 추천사 중)
이 책은 저자가 수백 권의 책을 읽고, 그 속에서 깨달은 바를 기록한 결과물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하던 저자는, 책마다 분야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고,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도 다르지만, 하나로 꿰어지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자는 책, 저널, 논문, 그리고 전문 리포트까지 인용해가며 진화생물학, 역사학, 경영학, 심지어 인류학적 내용까지 소개하며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생존전략으로서의 포용의 가치를 증명해보이고 있다.
지구 생명체가 다양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미토콘드리아의 탄생, 충수와 편도선의 역할, 근친교배와 집단유전의 폐해,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해 인재를 등용한 세종대왕, 라이벌까지 품어 그 장점을 적극 활용했던 링컨, 의견이 다른 신하를 품지 못해 나라를 잃게 된 괵나라 왕, 남다른 감수성으로 세상에 없던 시리얼 제품을 만들어 켈로그라는 회사를 만든 윌 켈로그, 그리고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닌텐도와 애플 이야기 등 저자가 깨달은 지혜를 전하기 위해 소개하고 있는 사례는 매우 많다. 특히 저자의 뛰어난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져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저자의 통찰력이다. 저자는 이런 다양한 사례에서 얻은 지혜를 ‘포용’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꿰어냈고, 새로운 가치, 즉 ‘행위로서의 포용’과 ‘생존전략으로서의 포용’으로 풀어냈다.
우리나라 최고의 진화생물학 전문가이자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인 최재천 교수는, “주옥같은 책들에서 얻은 저자만의 혜안이 포용이라는 하나의 메시지로 가지런히 꿰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책값이 결코 아깝지 않을 것이다. …… ‘선진 대한민국’을 위해 기업인과 정치인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필독서가 되길 바란다”며 이 책을 적극 추천했다. 또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 문제를 다룬 영화 <방가방가>의 육상효 감독도 “내가 영화 <방가방가>를 통해 얘기하고자 했던 것도 우리 사회의 포용력에 관한 문제였는데, 그 답이 보인다”라고 평했다.
개인의 품성이 아닌 실천적이고 적극적인 ‘행위로서의 포용’ 강조
자아확장, 경청과 관찰, 뒤섞기, 역지사지 등 포용을 기르기 위한 실천 덕목 제시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에서 말하고자 하는 포용은 결코 개인의 품성이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포용’에 대한 일반적인 우리의 생각, 고정관념을 확장해 재해석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다른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며, 내가 갖지 못한 타인의 강점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의미인 ‘행동과 실천으로서의 포용’을 말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태도, LPGA 영어 사용 방침과 철회 과정에서 나타난 우리의 포용지수, 2PM의 재범 사건과 <미녀들의 수다>의 루저(loser) 사건 등을 통해 나타난 우리의 불포용의 모습들을 언급하며, 개인과 우리 사회의 포용을 방해하는 8가지 덫을 보여준다. 타성, 편견과 고정관념, 도그마, 오만(휴브리스), 연고주의, 서열과 순서 따지기, 동조화, 그리고 완벽주의가 그것이다.
더불어 이런 방해를 극복하고 ‘포용력을 기르기 위해 꼭 필요한 9가지 덕목’에 대해서도 저자는 말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군것들’의 가치는 “보석이 되기 전 못생긴 돌멩이는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습니다. 지구상에 있었는지도 모르게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수많은 동식물의 생태, 오지나 극한지에서 살아가는 소수부족들의 지혜, 그리고 괴짜들의 쓸데없는 생각과 모험이 언젠가 우리에게 보석이 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군것들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분명히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의 미래는 상당부분 군것들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라고 언급하며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라도 쉽게 버려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파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자가 말하는 9가지 덕목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때 포용력으로 발휘되며, 이는 더 크게 성장하고, 번영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