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솜씨
유럽추리소설 대상, 코냑페스티벌 신인상, 미스터리문학 애호가상,
몽티니 레 코르메유 프랑스어권 추리소설 문학상, 상 당크르 추리소설 문학상…
전 유럽 추리문학상을 휩쓴 스릴러의 거장 피에르 르메트르!
유럽을 뒤흔들 살인의 장인, 그가 깨어났다!
스릴러 소설 사상 가장 쇼킹한 결말, 눈을 의심케 하는 충격적이고 지적인 반전!
대학교수로 프랑스문학과 영문학을 가르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써내려간 한 편 소설로 2006년 코냑 페스티벌 신인문학상을 거머쥐며 55세의 나이로 등단한 피에르 르메트르. 그는 이 책《능숙한 솜씨》이후《알렉스》《웨딩드레스》《실업자》(출간 예정)로 미스터리 문학 애호가상, 몽티니 레 코르메유 불어권 추리소설 문학상, 유럽 추리소설 대상 등을 받으면서, 등단 후 연이어 발표한 세 작품이 모두 문학상을 수상하는 이례적인 이력을 가지고 있다.《능숙한 솜씨》는 ‘형사 베르호벤 시리즈 제1탄’으로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자 작가의 처녀작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키 145cm의, 전 세계 탐정소설 사상 최단신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으로 면도날 같은 예리한 지성과 천재화가인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뛰어난 예술적 감성을 지녔다. 비틀린 독설가에 남다른 정의감의 소유자인 그의 수사팀에는 그의 뒤를 따르는 조각 같은 귀족 미남 형사 루이와 바람둥이 유도 챔피언 말발, 꾀죄죄한 구두쇠 형사 아르망 그리고 거구의 능구렁이 르 구엔 서장이 있다. 이들이 빚어내는 시니컬한 하모니와 칼날 같은 수사력은 다른 어느 나라 형사물에서도 볼 수 없는, 프랑스 장르소설만의 유니크함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능숙한 솜씨》는 제임스 엘로이, 마이 셰발&페르 발뢰 등 유럽 장르문학 거장들에게 오마주를 바치는 작품으로, ‘살인의 거장’이 ‘능숙한 솜씨’로 저지르는 일련의 충격적인 연쇄살인을 뒤쫓는 파리 형사들의 이야기를 하드보일드 풍으로 담아냈다. 이 책은 정교한 플롯과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도 유명하지만, 현대 프랑스 및 유럽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와 약자에 대한 동정, 탄탄한 역사적 고증 등으로 더욱 이름 높은 피에르 르메트르의 문학 세계를 알리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전설의 형사반장 ‘카미유 베르호벤’
파리 최강의 수사팀을 만나다!
카미유 베르호벤 수사 팀은 현장에 남겨진 가짜 손가락 지문을 통해 이 사건이 2년 전 트렝블레에서 발생한 또 다른 매춘부 살인사건과 연계되어 있음을 밝혀낸다. 사건들의 공통점은 현장과 시신에 가짜 손가락 지문이 남겨져 있었다는 것과 어떠한 이유도 찾아낼 수 없는 범행과정상의 디테일들이 넘쳐 난다는 것. 그 무렵 카미유 반장의 아내 이렌은 임신 8개월째를 맞아 사건 수사에만 전념하는 남편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다. 하지만 수사가 미궁에 빠진 카미유 반장은 그런 아내를 돌볼 겨를이 없어 심적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던 중 혹시 몇몇 탐정소설들의 범행 장면을 범인이 재현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는 추리가 떠오르면서 범인이 혹시 탐정문학광일지도 모른다는 전제하에 어느 탐정문학 전문지에 광고를 내기에 이른다. 그러자 범인에게서 뜻밖에도 카미유의 추리를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답신이 온다. 이후 카미유와 범인은 몇 차례에 걸쳐 이런 접촉을 이어간다. <르 마탱> 지의 사회부 기자 필립 뷔송이 이런 접촉의 부당성을 대서특필하자 카미유는 궁지에 몰린다. 하지만 그런 안팎의 협공에 굴하지 않고 카미유는 특별수사팀을 꾸려 계속 수사에 몰두하던 중 이렌이 범인에게 납치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카미유로서는 그 단서를 확보하기 위해 범인이 재현 대상으로 삼은 또 하나의 원작이 무엇인지 찾아 나선다.
모든 것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은 텍스트의 세밀한 재현과정을 통한 범행에 맞춰져 있다. 범인은 광적으로 자기가 읽어온 탐정문학들의 걸작들에서 가장 충격적인 범행 장면을 현실에서 고스란히 재현해 보이려고 한다. 그런 나머지 지극히 하찮아 보이고 자잘한 소품 한 가지도 절대로 대충 넘기지 않고 원작 내용에 맞춰 범행 현장에 배치해두고 싶어 하는 편집증을 보인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탐정문학광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범인이 참고한 책들이다. 장르 문학 거장들, 고전이라 불릴 수 있는 제임스 엘로이의《블랙 달리아》《화이트 재즈》《그림자 킬러》, 브렛 이스턴 앨리스의《아메리칸 사이코》, 윌리엄 매킬바니의《레들로》, 트루먼 카포티의《인 콜드 블러드》, 윌리엄 아이리시의《검은 옷을 입은 신부》, 에밀 가보리오의《오르시발의 범죄》, 존 D. 맥도널드의《광신도들》, 그리고 마이 셰발&페르 발뢰 등이 바로 탐정문학의 고전들이다. 또 다른 책(고전)을 통해 바라보는 또 한 번의 능숙한 솜씨. 이렇듯 작가는 살인의 거장이 저지르는, 충격적인 연쇄살인을 뒤쫓는 파리 형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문학 세계를 넌지시 드러낸다. 소설은 읽는 내내 반전에 반전은 거듭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또 다른 걸작을 엿볼 수 있는 계기는 물론, 소설의 중심에 서 있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