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
남다르게 살고, 사랑하고, 즐겨도 괜찮다, 당신은 충분히 다른 사람이니까
세계 50여 곳의 도서관을 탐방하며 도서관 오디세이 《세계 도서관 기행》을 펴냈던 유종필 구청장이 이번에는 인생 면면을 고찰한 색다른 인생 오디세이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를 세상에 내놓았다.
“누구나 갖고 있는 식상한 생각, 상투적인 행동과 결별하라. 이 사회가 강요하는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같은 삶을 거부하라. 진정한 행복은 여기에 있다.”(프롤로그 중에서) 저자는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인생 잣대 속에서 자신의 색깔과 방향대로 살기를 주저하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독려를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그의 말대로 인생의 고비마다 남다른 선택을 해왔다. 꿈을 좇아 굴지의 대기업을 그만두고 신문기자로서의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밥벌이를 하는 와중에도 국내 최초의 TV 시사 인형극 '단소리 쓴소리'의 방송작가를 겸하기도 했다. 진정한 언론 자유를 꿈꾸며 미래가 불투명했던 한겨레신문 창간에 온몸을 내던졌다. 정치권에서는 6명의 당 대표를 두며 최장 기간 대변인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남들이 한직이라고 꺼리는 국회도서관장으로 일하면서 세계의 위대한 도서관들을 찾아다녔으며 독도에 국회도서관 분관을 설치하여 독도가 대한민국의 지식영토임을 증명했다. 서울시의 한 지방단체장으로 있는 지금도 공무원들에게 단체로 말춤을 추게 하고 관악산 정상에서 간부 회의를 하며,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하기도 하는 등 남다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독특한 행보 때문에 굴곡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인생에 대해 한 점 후회가 없으며 지금도 소소한 행복들을 누리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추운 겨울을 지낸 나무가 나이테가 생겨 단단하고 속이 아름답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도 서로 다른 색깔 때문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 많은 고비마다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일부러 만들어가며 색다른 경험을 했기에, 지금 내 인생의 노트가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가득 차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는 독자들에게 이 소소한 행복의 기쁨을 전하기 위해 용기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을 때 행복이 온다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는 사회생활을 할 때, 연인과 가족을 사랑할 때, 지식을 얻고 활용할 때,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할 때, 여가를 보낼 때, 조직을 이끌 때 등 인생의 다양한 순간들에 남과 다른 방식으로 인생을 대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글 자본주의’의 현 체제에서 생존을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가족과 미래를 위해 오늘을 견디고 있다. Part 01 남다르게 세상 살기에서 저자는 먼저 자신을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들을 보내는 노하우를 알려준다. 남들은 한직이라고 부르는 자리에서 기회를 찾은 이들을 이야기하며 순식간에 백수가 되어버린 후 후회하지 않도록 멋진 사표를 던질 타이밍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남다른 창의성과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 진정한 꿈을 되새기는 것은 필수 과정이다.
Part 02 남과 다르게 사랑하기에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사랑하라고 주장한다. 계산 없이 있는 그대로를 내보이기 위해 술 한 잔으로 인연을 시작하는 것도 창의적 사랑법의 하나다. 저자 역시 첫 만남에 술에 취해 토한 여자에게 반해 지금의 가정을 꾸릴 수 있었다. 그는 또한 “가정을 희생하면서 해야 할 위대한 일이 얼마나 있겠느냐”(p112)며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논한다. 자식의 세계를 인정해주는 여유, 서로의 내면에 있는 양과 늑대를 정성과 사랑으로 다스리는 노력이야말로 지금 저자가 누리는 행복의 밑바탕이다.
Part 03 남과 다른 지식인생 살기에서는 스펙 전쟁에 밀려 정작 중요한 지식 쌓을 기회를 놓치는 현대인들에게 지식과 독서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한다. 국내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정당 대변인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서삼경》과 노자, 장자를 거의 외울 만큼 읽은 덕이며, 전 세계 도서관을 순례하며 유수한 역사와 예술, 문학을 체득할 수 있었던 것도 오랜 시간 몸에 익은 독서 습관 덕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깊이 있는 지식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겉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은 따라갈 수 없는 매력을 지닌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으로 읽은 유명한 독서광이었고 카이사르가 그녀에게 빠져든 것은 엄청난 독서량에서 우러나오는 유려한 언변과 지혜, 지략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쌓은 지식은 남다르게 말하고 쓸 수 있는 능력도 키운다. part 04 남과 다르게 말하고 쓰기에서는 듣는 이의 입장에서 듣기 좋은 말을 해보자, 인사말이나 자기소개에서 기존의 틀을 그대로 베끼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라, 유머를 곁들여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고 웃음으로 다른 이의 말에 반응하라, 그리고 자신의 책을 직접 써보라고 제안한다. 식상할지도 모르는 이러한 메시지들은 남다른 경험과 직접 체득한 지식 기반에서 더없이 감동적으로 와 닿는다. 저자는 또한 part 05 남과 다르게 즐겁게 놀기에서 휴식은 자기 자신에 대한 최고의 선물임을 강조하며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지키라고 당부한다. 가까운 숲길 산책, 아무도 없는 가을날의 해수욕, 여행지에서 길 잃기, 심지어 63빌딩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도 사색하며 스스로를 단련하기에 좋은 도전이다.
part 06 남과 다른 스타일로 조직 이끌기에서는 ‘공무원이 행복해야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다’는 기준 아래 지방단체장으로서 직원들의 문화를 바꾸어나간 사례를 소개한다. 책 잔치 홍보를 하며 공무원들이 단체로 말춤을 춘 것이나 경직된 회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봉숭아학당 회의’를 만들어 직원들의 난상토론을 주도하고 Ted 강연식 조례를 통해 ‘장애아동 유기 문제’ ‘고흐의 삶과 예술’ ‘봉사를 위한 세계 여행’ 등에 대해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남다른 리더십 덕분이었다. 특히 청사 1층의 유휴공간을 이용해 만든 ‘용꿈 꾸는 작은 도서관’은 하루 이용자 800명을 넘어서며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색다른 인생의 즐거움에 빠져보라
저자는 인생을 야구에 비유한다. 30대는 3회, 40대는 4회, 50대는 5회다. 3회까지 득점을 못 올렸다고 실망할 필요 없고 5회에 앞선다고 해서 이겼다고 자만할 수 없다. 야구는 9회 말에야 끝이 나고, 연장전도 있다. 인생은 야구처럼 실수도 하고 홈런도 치며 굴곡을 넘어가는 게임이며, 누구나 자기 ‘인생 야구’의 감독이라는 것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작전을 펼칠지 자기가 고민하고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에필로그 중에서)
“누구의 인생이든 신의 손가락이 쓴 동화”라는 안데르센의 말처럼 나의 인생도 다른 사람과 다른 나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 다른 동화와 비슷한 동화는 재미도 의미도 없다.
사실 사회가 정한 틀, 관습과 상식을 벗어던지고 남과 다른 스타일로 살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다만 자칫 선을 넘었다가 잘못 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두려움, 오랫동안 살아온 방식 때문에 주저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괜찮다’고 말한다. 조금은 남과 다르게 행동하고 사고해도 괜찮고, 자신만의 색깔과 꿈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나도 괜찮고, 때로 실패하고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도 괜찮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남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