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다운 동행
“아이야, 너희 부모님은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대신 죽음을 맞은 의로운 분들이셨단다. 이제 너는 거대한 세상 위에 홀로 서지만 걱정 말거라. 어른이 되어가는 길, 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란다.”
2005년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故 설동월·이진숙 부부의 사연은 전국에 애도의 물결을 일으켰다. 당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두 부부의 세 살배기 아이도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잘 자라나고 있지만 결국 아이에게도 홀로 서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을 위해, 이 아이를 올바른 성인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이 땅에 남은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해야만 할까.
책 『참 아름다운 동행』은 자녀를 올바르게 성장시켜야 할 의무를 진 모든 부모와 아이들의 교육에 책임을 진 어른들에게 보내는 ‘자녀양육서’이다. 살신성인의 삶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었던 두 부부가 끝내 이루지 못한 꿈을 담았기에 그 어느 책에서보다 따스한 감동과 진심을 담았다. 부모님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아이는 절대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며 어른이 되어가는 길,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바로 곁에서 들려주는 듯한 음성으로 이야기한다.
부모를 위한 ‘자녀양육서’이자 아이를 위한 ‘삶의 지침서’
저자는 두 부부의 고모부이다. 2005년 당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지만 본인만큼이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사고수습에 전력을 다하고 두 부부의 의사자(직무 외의 행위로서 남의 생명, 신체, 재산의 급박한 위해危害를 구제하다가 사망한 사람) 지정을 위해 나섰다. 그 과정에서 까다로운 행정 절차 때문에 번번이 어려움을 겪으며 의사자 유족 지원제도에 대해 많은 사회적 고민을 하게 되었다(이 책의 인세는 전액 의사자 유족 지원과 관련 단체 설립기금으로 기부될 예정). 그때그때 잠시 세간의 이목을 받을 뿐 금세 잊히는 의사자들에 대해,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주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든 의인으로 오래오래 기억하길 저자는 간절히 바라고 있다.
또한 이 책의 가장 큰 목적은 두 부부의 유일한 혈육인 ‘영환’가 올바른 어른으로 자라게 하는 데 있다. 당시 겨우 세 살짜리였던 아이는 이제 소년이 되었고 혹여나 ‘왜 나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지?’라는 생각에 힘겨운 성장과정을 겪게 될까 봐 무척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치 곁에서 들려주는 듯 조곤조곤하면서도 따스한 목소리로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까닭부터 앞으로 어른이 되기까지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훈계나 지시가 아닌 진심 어린 조언과 제안으로, 그 내용이 제법 구체적이다. 제3장에서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닌, 영환이의 할머니에게 보내는 글을 비롯한 부모들의 자녀양육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부모를 위한 훌륭한 ‘자녀양육서’이자 아이를 위한 ‘삶의 지침서’이다.
두 가지 ‘참 아름다운 동행’
제목 ‘참 아름다운 동행’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 번째는 타인의 생명을 구하고 의로운 죽음을 맞은 두 부부가 함께 하늘나라로 떠난 것이다. 그 길을 많은 이들이 눈물로 배웅했고 여전히 이 사회에 큰 귀감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영환이와 이 세상 다른 모든 이들의 동행이다. 삶을 아름다운 곳으로 이끌었던 부모님처럼 아이를 훌륭한 성인으로 자라게 하기 위해 우리들은 그 길을 격려와 응원으로 배웅해야 한다. 비록 부모님은 옆에 없지만 그 빈자리를 아이가 전혀 느낄 수 없도록 주변에서 애정으로 채워줘야 한다. 이는 우리 모두의 신성한 의무이자, 세상에 큰 선물을 주고 떠난 설동월·이진숙 부부에게 빚을 갚는 유일한 길이다.
이 세상을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다운 곳으로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사람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하고 그러한 작은 노력이 모여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故 설동월·이진숙 부부의 사연이 잊힐 즈음 이 책이 나와서 참 다행이다. 두 부부를 위해 많은 이들이 애도를 하고 영환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을 했던 2005년처럼, 참 아름다운 동행이 다시 한 번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