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한뼘 지식 시리즈 099 - 내 인생을 좌우하는 유전자는?
1979년 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 부샤드는 태어나자마자 각자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쌍둥이가 40년 만에 만났다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흥미를 느낀 부샤드는 이들의 유사성과 차이를 알아보기로 했다. 두 사람은 외모가 거의 구별되지 않는 것은 물론 고혈압과 편두통을 비롯한 병력도 비슷했고 비만이 시작된 시기도 같았다. 게다가 둘 다 습관적으로 손톱을 물어뜯었고 목공이 취미이고 농구를 싫어했다. 물론 하나의 유전자가 성격을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결국 성격의 유전적 측면은 수많은 유전자가 관여해 상호작용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자식을 키우거나 아이들을 가르쳐 본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격 뿐 아니라 각종 질병의 발생과 진행 과정을 볼때, 유전자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걸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실제 과학적 연구 결과는 개인의 성격이나 지능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력이 상당함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으로 ‘모든 성격 형성이 유전적 요인만으로 결정된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가령 유머 감각은 가정환경의 영향이 크다. 또한 음식 선호도도 유전성은 거의 없고 초기 경험이 중요하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어린 고객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즉 상황에 따라서는 환경이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뜻이다. 태어나자마자 어미와 헤어져 혼자 자란 생쥐는 신경이 예민하고 커서 새끼를 낳아도 제대로 돌보지 않는데, 사람도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런 극단적 조건에서는 유전자보다는 환경이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내 인생을 좌우하는 유전자는?』를 통해 각 염색체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성격과 지능, 질병의 유전자 분포를 알고, 유전자들의 상호관계를 찾아보자. 직·간접적으로 유전자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한다면 극단적인 죽음을 피하고 병의 발생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유전으로 인해 타고나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환경으로 인해 만들어진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