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비참했던 1950년대 영국과 닮은꼴인 한국사회 -
영국의 ‘성난 젊은이들’처럼
이 시대 성난 지성인들이 광장으로 나왔다
이 시대 최고 인문학자들이 무기력한 내 인생에 선사하는 ‘분노’의 인문학!
이 사회는 산업구조조정 때문에 청년 실업률이 치솟았다.
이 사회는 중류 계층이 붕괴하면서 경제·사회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 사회는 사회 부조리가 극에 달했다.
이 사회는 경제 침체에 빠져들었다.
이 사회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 사회’는 1950년대 영국이다. 절망이 사회를 지배했을 때 영국의 젊은 작가들은 사회 부조리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작품을 쏟아냈다. 그 가운데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라는 희곡을 쓴 존 오즈번John James Osborne은 기성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집요하게 파헤쳤고, 그를 위시한 리얼리즘 작가들과 함께 ‘성난 젊은이들Angry Youngman’이라고 불렸다.
그럼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전후 영국처럼 부조리하고 절망이 지배하고 있다. 이에 여덟 명의 인문학자가 젊은이들과 함께 분노한다. 분노할 줄 안다면, 당신은 젊은이다.
이 책의 인문학자들은 말한다.
“현실은 절망적이다. 하지만 당신 책임은 아니다.
절망은 의지와 적응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계발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
힐링은 사기였다. 치료 대상은 당신이 아니라 사회다.”
이 책은 고전 탐구나 정신 수양의 인문학이 아니다. ‘성난 대중’과 공명하는 ‘성난 인문학’이다. 철저하게 절망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그리고 사회를 바꾸는 것. 이것이 성난 인문학의 본질이다.
상실과 무력감 속에 사는 우리를 위해 이 시대 최고 인문학자 8인이 모였다.
동·서양의 역사와 철학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면 우리 내면의 솔직한 욕망과 상처, 세상의 부조리와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럼으로써 절망하고, 절망을 넘어 분노할 수 있다. 분노는 철학을 비롯한 인문학의 종착점은 될 수 없지만 시작점은 될 수 있다. 지독한 허무주의에 빠질 것만 같은 이 상황이야말로 인문학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시간이다.
“세상이 이토록 뒤숭숭한데 인문학이 다 무슨 소용인가?”라고 묻는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할 때이다.
세월호 참사, 22사단 GOP 총기난사사건, 28사단 김 일병 사망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세상이 뒤숭숭하다. 이런 때에 인문학 공부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럴 때일수록, 공동체가 갈기갈기 찢기는 고통의 순간일수록 인문학의 도움이 절실하다. 바로 지금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순간이다. 사람이 사람 목숨이 아니었던 춘추전국시대에 저 찬란한 제자백가 사상이 꽃을 피웠고, 총알과 포탄이 날아간 후 전후 예술이 시대를 수놓았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인문학자들이 선보이는 ‘난세의 인문학’
수림문화재단이 주최한 ‘공명共鳴’ 인문학 강좌는 자기계발이나 감정 힐링을 넘어, 인간의 불안과 욕망을 조명했다. 나아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인문학 명강의였고 매회 좌석이 꽉꽉 들어차는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맹자》, 《순자》를 비롯한 제자백가의 사상과 《파우스트》,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등 서양 문학, 《구운몽》과 한국 현대시 등 한국 문학이 어우러진 강의는 강신주, 강준만, 고미숙, 노명우, 문태준, 이현우(로쟈), 정병설, 정여울 등 우리시대 최고의 인문학자들이 강단에 섰다.
강신주가 절망에, 정여울이 불안에, 이현우(로쟈)가 자유에, 노명우가 인간성에 거는 인문학의 미래
철학자 강신주는 “인문학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우리를 해체한다. 그걸 감당하는 사람은 철학적이다. 힘들지 않겠는가? 그래도 인문학을 공부하겠는가?” 하고 묻는다. 가장 차가운 진실에 직면하면서까지 인간과 진실을 마주 볼 용기가 있는지 묻는다. 정여울은 “악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더 악해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악을 품지는 말되 분노할 줄 알라”라고 말한다. 이현우는 “자유가 우리를 평등으로 이끌지만, 그 과정에서 혹독한 고난이 도사리고 있다”고 충고한다. 노명우는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이 될 수 있고, 비인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이들은 모두 좀 더 따사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문학을 하고, 철학을 하고, 비평을 한다. 이들은 ‘성난 젊은이’들에 다름이 아니다. 이들은 인문학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와 욕망, 절망과 분노가 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맹자》, 《순자》, 《파우스트》,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감정 독재》, 〈광인일기〉, 〈분신〉 등에서 인간의 욕망과 절망을 규명한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물들을 적나라하게 해체하면서 현재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찰케 한다.
2부에서는 《동물농장》, 《리시스트라테》,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법》, 《이것이 인간인가》, 《구운몽》, 《별 방랑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등에서 나타난 부도덕한 사회와 인간 그리고 소외와 극복을 살펴본다.
1부와 2부의 작품들은 모두 ‘인간, 욕망, 불안’으로 우리 삶을 낱낱이 파헤치는 고전이다. 우리에게 진실을 목도해버릴 것을 강요하면서 절망하게 한다. 절망하게 하면서 곧 분노하게 한다. 동서고금을 모두 아우르는 고전의 향연이자 절망과 분노의 협연이다. 인문학을 논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다.
사회가 절망을 권하거든,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저자소개
강신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장자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단에서 내려와 강연과 책을 통해 우리 시대 인문학자가 되었다. 저서로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상처받지 않을 권리》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 VS 철학》 《감정수업》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 등이 있다.
강준만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미국 조지아대학교(University of Georgia-Athens)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신문방송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감정독재》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한국 현대사 산책(전23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한국 대중매체사》 《미국사 산책(전17권)》 등이 있다.
고미숙
고려대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10년 동안 지식인공동체 ‘수유+너머’에서 활동했다. 2011년부터 '몸, 삶, 글'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문의 역학'을 탐구하는 밴드형 코뮤니타스 ‘감이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등이 있다.
노명우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현재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으로부터 사회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열정을 물려받았고, 버밍엄 학파의 문화연구에서는 동시대에 대한 민감한 촉수 개발의 필요성을 발견했다. 저서로 《세상물정의 사회학》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등이 있다.
문태준
고려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시 〈처서處暑〉 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가재미》 《그늘의 발달》 《먼곳》이 있다. 시 해설집으로는 《포옹》 《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우리 가슴에 꽃핀 세계의 명시 1》이 있다.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동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현우
서울대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푸슈킨과 레르몬토프의 비교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림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에 서평과 칼럼을 연재하고, ‘로쟈’라는 필명으로 ‘로쟈의 저공비행’이라는 블로그를 꾸리면서 인터넷 서평꾼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레닌 재장전》(공역) 《폭력이란 무엇인가》(공역)를 옮겼고, 《책을 읽을 자유》 《애도와 우울증》을 썼으며 《로쟈의 인문학 서재》로 제50회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하였다.
정병설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완월회맹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조선시대의 한글소설을 중심으로 주변부 문화 연구의 대표적인 학자다. 현재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나는 기생이다―소수록 읽기》 《구운몽도―그림으로 읽는 구운몽》 《조선의 음담패설―기이재상담 읽기》 《죽음을 넘어서 ? 순교자 이순이의 옥중 편지》 《권력과 인간 - 사도세자의 죽음과 조선 왕실》이 있고 《한중록》을 번역하여 펴내기도 했다.
정여울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 국문과 박사 학위를 받고 《문학동네》에 〈암흑의 핵심을 포복하는 시시포스의 암소―방현석론〉을 발표하며 평론가로 데뷔했다. 현재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씨네21》 《GQ》 등에 칼럼을 기고했고, KBS1라디오 〈책 읽는 밤〉에서 ‘마음의 서재’ 코너에 출연하고 있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전2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잘 있지 말아요》 등 에세이와 《마음의 서재》 《정여울의 문학 멘토링》 《소통》 등 인문서를 출간했다.
목차
서문 -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1부
강신주 - 시대의 이름, 절망
절망의 끝에서 시작할 힘을 얻는다
우리는 언제 희망을 끊는가
‘머릿속의 절망’과 ‘실제 절망’은 다르다
진짜 절망을 뚫고 나온 사람의 힘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가라
위기에서 진실을 만난다
세계가 돌아가지 않을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생각한다
진실을 말하기, 파르헤지아
가장 위대한 진실의 시간
이현우 - 자유가 낳은 괴물, 욕망
욕망의 화신, 파우스트
무한한 욕망 추구와 실패
욕망의 탄생 조건
농민의 개성도 19세기에 와서야 발견
<광인일기> 속의 대등욕망
<분신> 속의 대등욕망
분신의 의미
학습된 욕망과 불안과 광기
욕망을 닮은 불안
고미숙 - 욕망의 지도, 운명
성욕을 위해 자본이 필요하다
열정 중독을 강요하는 사회
포르노보다 더 포르노 같은 멜로
신체와 존재의 간극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안
몸에 대한 탐구, 에로스
철학과 의학, 윤리와 신체는 한 몸이었다
운명이란 몸에 새겨진 운명의 지도다
재물과 쾌락의 야합이 부러운가
열정 강요는 폭력이다
강준만 - 감정독재의 본질, 증오
생각 없이 내지르고 보는 ‘행동편향’
한국 정당민주주의의 현실
경멸하기 전에 이해하자
정치적 쏠림이 남는 장사인 사회
정신분열증에 걸린 유권자들
‘지위 신드롬’과 ‘싸가지 없는 진보’
‘초강력 일극주의’의 비극
‘승자 독식’과 ‘속도주의’
연고주의와 미디어 당파주의
힐링은 사기였다
증오의 소용돌이
2부
정여울 - 끝없는 불안과 싸우는 당신을 위한 노래
악에 맞서기 위해 우리도 악해져야 하는가
우리를 희망으로 이끌었던 자들 세상이라는 거대한 낙하산의 구멍을 매일같이 꿰매는 사람들
평범한 이들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힘, 분노
거대한 낙하산을 한 땀 한 땀 꿰매는 사람들
아테네 여성들의 섹스 보이콧
잃어버린 신체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세상을 지키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사람들
그대, 씨앗만은 팔지 마라
타인의 슬픔을 살피는 것이 곧 나의 슬픔을 치유하는 길이다
철학은 지옥에서라도 삶을 가꾸려는 자의 것이다
문태준 - 물질적 욕망을 무화시키는 시적 상상력
연기의 이치
우주적 상상력과 무위에 대한 사유
〈꽃〉 〈지구 생각〉 〈그냥 둔다〉 〈구름층〉 〈얼마나 좋은가〉 〈마차가 있는 풍경〉 〈예쁜 꽃〉 〈대추 한 알〉 〈새해 첫 기적〉 〈남향집〉 〈설산 가는 길 2〉 〈속도〉 〈햇빛 냄새〉 〈소를 웃긴 꽃〉 〈이 시 간에 이 햇살은〉 〈드로잉 8 ?대치對置〉
정병설 - 환상으로 절망 넘기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절망 속의 환상
《별 방랑자》의 감각 죽이기
이면과 본질 읽기
《구운몽》 제대로 읽기
《구운몽》은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비운의 여인 진채봉
진채봉과 양소유의 슬픈 엇갈림
치유하는 상상의 힘
환상으로 고통 넘기
노명우 - 그래도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불안의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오디세우스형 인간이 몰락한 한국 사회
가치 체계가 사라져버린 싱크홀 시대
마지막 남자
임금 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사회문제의 개인화
세속화된 변신론을 경계하자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