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공부를 못 하는 진짜 이유
공부, 무조건 하라고만 하지 말고
왜 못 하는지 좀 들어 주면 안 돼요?
십대들은 묻는다. ‘부모님의 싸움,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없으면 불안하고 있으면 귀찮은, 스마트폰을 어쩌면 좋죠?’, '공부, 도대체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잘하는 사람은 계속 잘하고, 못하는 사람은 계속 못할까요?' 그러나 그들의 질문에 대답해 주는 사람은 없다. 그저 어른들은 경쟁에서 이겼는지 졌는지, 점수를 몇 점이나 더 받았는지, 얼마나 공부를 많이 했는지만 물을 뿐, 그들의 마음은 알려고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십대들을 점점 과중한 학습과 스펙 쌓기로 내몰고 있다. 《내가 공부를 못 하는 진짜 이유》는 지난 10년간 저자가 십대들과 해 온 상담에서 얻은 손때 묻은 생각과 그 바른 해결책에 대한 주장이 담긴 책이다. 공부가 어렵고, 하기 힘든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십대들에게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책 읽기는 세상의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공부, 무조건 하라고만 하지 말고 왜 못 하는지 좀 들어 주면 안 돼요?
마음에 난 상처 때문에 공부하기 힘든 십대들을 위한 독서치료 에세이!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로 본 서울 사람들의 삶’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생 스트레스 인지율은 40퍼센트를 넘었다. 스트레스 인지율이란 일상생활 중에 스트레스를 대단히 혹은 많이 느끼는 비율을 말한다. 최근 1년 동안 2주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생도 30퍼센트가 훌쩍 넘었다. 중고등학생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성인보다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은 성적과 진로 등의 공부 관련 문제가 압도적이었으며 부모와의 갈등, 외모가 뒤를 이었다.
저자는 이만큼 풍요로운 나라에 사는 아이들치고 우리 아이들만큼 불행한 아이들은 없다고 말한다. 상담을 받으러 온 십대들에게 힘드냐고 물어보면 대답 대신 눈물만 주르륵 흘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학교라는 울타리와 부모님이라는 우산 아래에서 귀하게만 자라 세상 물정도 모르고 고민도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요즘 십대들은 부족함 없이 자란 대가로 정체성을 잃었다. ‘어른들이 시키니까’, ‘옆에 친구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라며 눈만 뜨고 앞으로 나아간다. 눈은 뜨고 있지만, 보이는 것은 없다. 왜 이렇게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모른 채 그저 앞사람의 머리만 보며 따라가고 있다. 결국 정체성을 잃은 십대들의 이야기가 각종 신문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사회의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실정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내가 공부를 못 하는 진짜 이유》는 십대들이 공부를 못 하는 이유에 대해 요목 조목 따져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다. 지금껏 뉴스나 신문으로만 접했던 우리 십대들의 위태로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성에 눈떠 부풀어 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선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갑갑한 현실에서 숨통을 트려고 담배에 손을 댔다가 부모님 손에 끌려 상담실에 오게 된 이야기도 있다. 대학에 꼭 가야 하냐며 반항하는 십대도 있지만, 숨만 쉬고 죽어라 공부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고민인 친구도 있다.
저자는 그런 십대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며 마음에 맺힌 것을 다 비워 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책 한 권을 내민다. 책에 실린 ≪19세≫, ≪호두나무 왼쪽 길로≫, ≪괜찮아, 열일곱 살≫, ≪오늘 아침, 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등은 부모와 주변 어른들, 그리고 우리 사회가 십대들의 고민을 듣고 건네야 할 위로와 격려를 대신한다.
책 한 권으로 고민과 방황의 불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점차 깨닫는다. ‘왜 그토록 스마트폰과 게임에 집착했었는지’, ‘공부는 왜 해야 하는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중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 등 숙제처럼 쌓인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 간다. 고민은 각자 다른 모습이지만, 고민이 해결된 아이들은 하나같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누구나 서툴고 미숙하다. 요즘 십대들만 특히 서툰 것이 아니다. 아기가 첫걸음을 떼기 위해서는 무릎을 수도 없이 땅에 찧어야 한다. 두 발로 제대로 서서 걸음마를 익히기 위해서는 몸의 중심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배우고, 벽을 짚으면서 팔에 힘도 기른다. 그때마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아이를 업거나 안아 주면 걸음마를 배우지 못한다.
다치지 않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때로 다치며 배우는 것이 있고, 상처를 통해 깨닫는 것도 있다. 십대가 꼭 그런 시기이다. 방황하고 넘어지고 부딪히며 자신에 대해 배우고 깨닫는 시기가 바로 십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