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시네아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연서
둘시네아에게 보내는 연서(戀書)
이 시집은 시인의 영원할 사랑의 대상인 둘시네아에게 보내는 연서(戀書)다. 첫 시부터 마지막 시까지 사랑의 편지라고 봐도 된다. 진실하고 간절한 사랑 시들로만 시집 한 권을 이어놓았다. 시인에게 사랑이란 “말로 다 할 수가 없겠습니다/ 눈으로 다 전 할 수가 없겠습니다/ 미열이 일어났다 신열로 불붙습니다”라고 표현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사랑을 외면하며 살 수 없다. 사랑을 하려면 시인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에서도 의미를 찾아내고 그리워하며 아파하며 사랑에 깊이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사랑하지 않을 때가 없다. 사랑하지 못할 것이 없다. 사랑은 살아감의 원천이다.
시인의 사랑은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문득 문득 바람도 아프다” 이렇게 아픔의 지속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인의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
“보고 있어도 더 보고 싶어지는// 사랑하고 있어도 또 사랑하고 싶은// 영원할 그리움”의 대상인 둘시네아를 향해 가고 또 간다. 사랑을 하려면 시인처럼 하자.
오랜 기간 극도의 고통과 맞서 싸우던 시인의 아내가 결국 지난 십일월 세상과 이별을 했다. 그래서 시인에게 십일월은 “십일월은 그리움이 그리움을 토해내는 시간입니다/ 나뭇잎이 다른 나뭇잎에 포개져야 외롭지 않듯/ 중첩된 그리움들이 몸을 섞고 있습니다/ 스산한 바람에 그을린 햇빛이 낙엽이 되고/ 깃을 세우고 목을 움츠린 사람들의 언어는/ 낙엽에 사무칩니다/ 그리하여 십일월은 사무친 그리움들에게/ 겹겹이 포위되어 있습니다”라고 표현되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내 지켜내지 못하고 보낸 사람은 살아갈 날이 모두 아프다. 그립다. 서럽다. 병상을 지키며 시를 쓰고 아내의 머리맡에서 한 자, 한 자 읽어주기도 했을 시인의 그 아리고 안타까운 사랑이 다른 세상으로 떠난 둘시네아, 시인의 아내의 가슴에서 지금도 읽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이 시집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거나 온전한 평온을 가지고 있거나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둘시네아들에게 사랑은 절대 끝나지 않을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편지”라고 말하고 있다.
사랑을 한다면, 시처럼
보고 있어도 더 보고 싶어지는 둘시네아여! 너는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다 바람의 결에도 있다 가고 깃털구름 속에도 있다 간다 하지만 내 속에는 담석처럼 뭉쳐서 있기만 한다 가지 않는다
사랑하고 있어도 또 사랑하고 싶은 둘시네아여! 너는 어느 곳에도 있고 없다 나무껍질 사이에도 붙었다 가고 새의 부리에 붙어 날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나에게만은 늑골 사이에 둥지를 틀고 움직이지 않는다
둘시네아여! 너는 나에게 영원할 그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