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
1921년 문단에 데뷔, 24살의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불과 6년여 동안 2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남긴 나도향은 낭만주의에서 사실주의로의 도약을 통해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정립시킨 작가이다. 이 책의 표제작 「물레방아」는 탐욕과 육욕에 의한 타락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일제 치하의 상업 자본에 의해 훼손된 한민족의 정신적 순결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초기 낭만주의적 경향을 대표하는 「젊은이의 시절」, 「별을 안거든 우지나 말걸」, 「환희」에서는 달콤하고 애련한 감상적 경향이 짙게 드러난다. 「17원 50전」, 「은화 백동화」, 「자기를 찾기 전」, 「계집 하인」 등은 그가 낭만주의적 경향을 사실주의적 경향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들로, 현실과의 대결 의식을 통해 소녀적 감상을 청산하고 세련되고 정돈된 필치를 보여준다. 또 「물레방아」, 「벙어리 삼룡이」와 같은 후기 작품에서 나도향 문학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