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굴데굴 굴러가네 / Rumble And Tumble Rolling Along
『종알종알 말놀이 그림책』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단순한 문장과 입에 맞는 운율, 반복적인 구조를 살려서 쓴 한 편의 재미난 이야기입니다. 동화를 감상하는 동안 우리말의 고유한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고 문법과 어휘까지 자연스레 터득하게 됩니다.
뾰족뾰족 가시도 많은 밤송이가 데굴데굴 떽데굴 굴러갑니다. 구르는 밤송이처럼 글자도 함께 움직이지요. 토끼와 돼지, 호랑이와 코끼리가 밤송이 가시에 찔려 된통 혼이 납니다. 그 아파하는 표정이 또한 가관이지요. 보는 이의 얼굴이 덩달아 찡그려질 정도니까요.
낱말들이 반복적이고 또 흔들흔들 움직이기까지 하니까 아이들 눈에 쏙쏙 들어와 글자 익히기에도 좋습니다. 이야기도 참 재미있어요. 고슴도치가 자기 새끼인 줄 알고 밤송이를 뺨에 대고 비비는 장면은 특히 걸작입니다. 결국 다람쥐가 밤을 발라먹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커다란 동물들도 어찌하지 못했던 밤송이가 쬐그만 다람쥐의 먹잇감이었다는 사실이 묘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