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발한다
정치학자인 저자가 영어에 짓눌린 우리말의 고달픈 현실을 고발했다. 1부는 우리말이 처한 위기의 실상을 드러내는 한편, 이른바 영어공용화론을 공박했다. 2부는 학계에서 자행되고 있는 우리말 폄하 현상과 함께 사대주의적인 연구 분위기를 비판했다. 부록을 통해서는 한글로 이뤄지는 사회과학 연구를 제안하기도 한다.
인터넷 시대니까 더더욱 영어를 공용어로 해야 부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저자는 딱 잘라 부정한다. 어차피 인터넷 시대 이전에도 영어를 써야 할 사람들은 영어를 썼고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쓰지 않았다. 즉, 국가 경제의 부흥은 공용어 여부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 책의 또 다른 축은 사대주의에 대한 검토이다.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사대주의를 특히 지식인층의 영어사대주의를 중심으로 살폈다. 영어공용화론과 영어회화 열풍으로 나타나는 영어사대주의가 지닌 문제점을 신자유주의와 연계해 살폈다. 사대주의를 극복하고 문화적 주체성을 살리는 방안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