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하는 프로야구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콩트로 풀어쓰는 프로야구 용어 해설
한국에서 프로야구의 진화는 눈부시다. 매년 관중 동원 기록을 경신한다는 소식은 이미 뉴스도 아닐 정도로 저변을 넓혀 명실공이 온 국민의 생활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프로야구가 이렇게 단기간에 한국인의 정서에 딱 맞는 맞춤형 ‘일상 스포츠’로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큰 이유 중 하나는 야구가 가진 풍부한 ‘스토리성’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춤과 노래로 승화시켜 즐겨온 한민족에게 치고, 달리고, 던지는 원초적 움직임이 제공하는 즐거움에 더해 매 이닝, 매 경기, 매 시즌마다 새롭게 창조되는 극적인 드라마는 한민족이 가진 본능적인 ‘흥’과 접목되면서 단숨에 야구가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이렇게 ‘야생야사(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다)’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 야구팬들은 이제 야구에서 단순한 재미만이 아니라 감동까지 원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단순히 경기의 ‘결과’에만 만족하는 게 아니라 경기 너머에 있는 더 심원한 ‘의미’를 찾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야구가 가진 재미와 스토리성을 결합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 속에서 선수들과 구단, 팬들이 만들어내는 극적인 스토리에 ‘콩트’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야구 규칙을 콩트 형식으로 풀어쓴 것은 사실상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야구는 몸이 아닌 머리로 하는 스포츠다.”
_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