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안녕, 체

안녕, 체

저자
김산환
출판사
꿈의지도
출판일
2013-04-19
등록일
2014-02-2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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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이후 두 번째 여정을 좇아 떠난 여행 에세이.

중미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까지, 체 게바라 루트를 따라가며 만난 사람과 풍경에 관한 기록.




체 게바라는 두 번에 걸친 라틴 아메리카 여행을 통해 혁명가로 거듭난다.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떠난 6개월간의 남미 여행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만들어질 만큼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1년 뒤 다시 떠난 두 번째 여정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1953년 12월 과테말라에서 시작해 멕시코를 거쳐 1956년 11월 쿠바 혁명을 위해 그란마 호를 타고 출정하기까지, 약 4년간의 여정도 첫 번째 여행 못지않게 드라마틱하다.



체 게바라는 과테말라에서 첫 번째 아내가 될 일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멕시코시티에서는 피델 카스트로와 운명적으로 만나 쿠바 혁명의 길에 동참한다. 일다와 신혼여행을 떠난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는 1,000년 전 홀연히 사라진 신비로운 마야문명에 심취한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 온 쿠바 원정길. 체 게바라는 82명의 몽상가들과 함께 쿠바로 건너가 2년 뒤 라틴 아메리카에서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을 성공시킨다.



《안녕, 체》는 저자가 4개월에 걸쳐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까지, 체 게바라가 걸었던 드라마틱한 여정을 따라 가며 체 게바라의 환희와 영광의 순간을 확인하는 로드다큐 스타일의 여행 에세이다. 이 책은 《라틴홀릭》으로 출간된 바 있지만 원고를 새롭게 쓰고, 책의 구성을 완전히 다르게 해 전혀 다른 느낌의 여행 에세이로 태어났다.





체 게바라의 첫 번째 여행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만큼 드라마틱한 두 번째 여정,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쳐 쿠바까지 체 게바라 루트를 따라 가는 특별한 여행 에세이.

50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체 게바라와 나눈 가슴 뜨거운 공감과 위로.



체 게바라 루트를 따라 가다




《안녕, 체》의 첫 출발지는 과테말라의 작은 도시 안티구아다. 이곳은 ‘라틴 여행자들의 해방구’라 불리는 곳. 50여 년 전 체 게바라도 이 도시를 찾았고, 이곳에서 첫 번째 아내 일다를 만난다. 그들이 사랑을 속삭였을 거리와 경찰의 눈을 피해 숨어들었던, 천국보다 아름다운 아티틀란 호수를 찾아간다. 체 게바라와 일다가 신혼여행을 갔던 멕시코 유카탄 반도, 그곳에서 고대 마야 유적지를 훑은 뒤에는 다시 쿠바로 건너간다. 쿠바에서도 체 게바라의 흔적을 따라가는 일은 멈추지 않는다. 체 게바라가 정부군의 감시를 피해 목까지 빠지는 늪지대를 건넜던 트리니다드와 쿠바 혁명사에서 가장 빛나는 전투가 벌어졌던 산타클라라, 아프리카와 남미로 떠나기에 앞서 전사들을 훈련시켰던 피나르 델 리오, 그리고 혁명의 심장부이자 한때 카리브 해 최고의 도시로 번영하던 아바나까지 저자의 발길은 이어진다. 《안녕, 체》는 한편의 로드 다큐를 보는 것처럼 ‘체 게바라 루트’를 소개하면서 그곳을 찾아간 저자의 소회와 라틴의 오늘을 들려준다.





신비한 마야문명을 찾아 떠난 행복한 고고학 산책



《안녕, 체》는 체 게바라와 함께 마야라는 고대 문명이 하나의 스토리 축을 형성한다. 이는 ‘체 게바라 루트’가 마야의 유적을 찾아가는 것과 일치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야는 유카탄 반도 대부분을 지배하던 고대 문명으로 중남미에 피고 진 문명 가운데 가장 화려하면서도 영향력이 컸었다. 이들은 유럽에서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다고 믿던 중세 암흑기에 이미 지구의 공전주기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집트 피라미드에 버금가는 신전과 도시를 건설할 만큼 뛰어난 건축술을 가졌었다. 그러나 이들은 12세기경 홀연히 자취를 감춘다. 이 신비에 싸인 몰락을 풀기 위해 고고학자들은 지금도 골몰하고 있다. 체 게바라도 마야문명에 심취했었다. 그는 잉카와 마야, 두 문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유카탄 반도로 신혼여행을 떠난 것도 마야문명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체 게바라에게 마야문명은 고고학의 대상이 아닌 현재진행형인 당대의 문제였다. 그는 제3세계에서 끊임없이 대물림되는 역사의 악순환을 마야의 몰락에서 찾아냈고, 그 모순의 고리를 끊기 위해 혁명가의 삶을 선택했다. 《안녕, 체》는 체 게바라 루트 상에 있는 마야문명을 찾아가며 고고학 산책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열정의 나라 쿠바에서 돌아본 아픈 혁명의 뒤안길





《안녕, 체》의 마지막 여정은 쿠바다. 쿠바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나라다. 한 때 카리브 해의 진주라 불리던 이 섬나라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사회주의 혁명이 성공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라는 두 혁명의 아이콘을 중심으로 굳게 뭉쳐 있지만, 50여 년에 걸친 미국의 봉쇄로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졌고, 쿠바인의 삶 또한 피폐해졌다. 저자는 체 게바라가 게릴라를 이끌고 혁명의 길을 걷던 순간들을 따라 가면서 그들이 지키려 하는 혁명의 자존심 이면에 있는, 아픈 혁명의 뒤안길도 놓치지 않는다. 악기가 그저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도구일 뿐인 거리의 악사, 자신을 시거 공장 노동자라 말하며 질 낮은 시거를 파는 청년들, 몇 마디 대화 뒤에 1달러를 요구하는 거리의 이야기꾼에서 뒤틀리고 왜곡된 쿠바의 오늘을 본다. 그러나 저자는 혁명도, 가난도 어쩌지 못하는 쿠바인 특유의 기질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흑인의 원시적 주술과 놀이가 카리브 해의 낭만에 취해 살던 인디오의 원초적 본능이 하나로 융합되어서 탄생한 쿠바인들. 그들 피 속에는 가만히 서 있어도 저절로 몸이 흔들리는 자유본능과 끼가 흐른다. 오늘날 세계 음악계가 주목하는 쿠바의 리듬, 살사와 맘보의 뿌리도 이 본능에 기초한다고 말한다. 절박한 것은 쿠바를 바라보는 세계의 눈일 뿐, 그들의 DNA에 각인되어 있는 이 만만디 정신이 그들이 고단한 삶의 파고를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란 사실을 주목한다.





친구, 혹은 연인에게 띄운 편지글 형식의 여행 에피소드



《안녕, 체》는 편지글 형식의 에세이다. 저자가 만난 라틴 아메리카와 쿠바에 대해 친구 혹은 연인에게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그래서 다정다감하게 읽힌다. 글을 읽다 보면 저자가 보고 만나는 세상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저자가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가 있다. 사실 중남미는 우리에게 아주 먼 곳이다. 체 게바라라는 인물만 없다면 ‘도대체 거기 왜 갔데?’라고 느낄 만큼 심리적인 거리감은 상당하다. 저자가 편지글 형식을 취해 《안녕, 체》를 쓴 것은 이 때문이다. 어쩌면 나와는 상관없을 것 같은 먼 곳이지만, 저자가 독자를 가상의 친구로 설정하고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에 낯설음과 거리감이 상당부분 해소된다.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다른 누군가가 아닌, 특별한 나에게만 들려주는 한 편의 여행 에피소드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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