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자유를 맛보며 배운
진짜 공부와 진짜 ‘스펙’
이 책은 ‘서울형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배화여자고등학교, 삼각산고등학교, 선사고등학교, 인헌고등학교를 다니고 현재 대학에 진학한 12명의 졸업생들이 혁신고등학교에서 배우고 성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1년, 곽노현 교육감 재임 시절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혁신학교’ 정책을 도입했는데, 여기에는 몇몇 고등학교들도 포함되었다.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라는 불리한 조건 때문에 교육 혁신을 이루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명문 대학에 진학시키느냐로 고등학교 교육이 평가되는 상황에서 학교들은 경쟁과 서열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12명의 혁신학교 졸업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습관,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를 통해서 자연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호기심을 갖게 되고 자신이 어른이 되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진로를 탐색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스스로 학습하게 된 경험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12명의 혁신고등학교 졸업생들은 교과서 내용을 암기하거나 교사의 모범적인 문제 풀이를 받아쓰거나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통해 공부하지 않았다.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서 강제로 야간 ‘자율학습’을 한 것도 아니다.
그들은 서울 시내 곳곳을 구경하여 ‘서울 건축기행’을 쓰고, 테마별로 친구들끼리 수학여행을 기획하여 갔다 오고, 과학 동아리를 창설해서 폐전지 수거 활동을 하고, 학교의 교칙과 교복을 정하기 위해 토론과 논쟁을 벌이고, NGO 동아리를 만들어 화장실 환경 개선을 위해 설문조사와 캠페인을 펼치고, 간호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친구들과 함께 직접 병원을 찾아가 간호사 일을 체험했다.
이 책에서 12명의 졸업생들은 이러한 탐방, 글쓰기, 발표, 토론, 동아리,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도 이것이 ‘공부’이며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당시에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낯설고 불안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꿈을 찾고 정말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세상과 친구들에 대해 책임을 갖고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