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 꿈틀 지렁이다!
“지렁이가 꿈틀꿈틀 땅을 파요!
땅이 꿈틀꿈틀 살아나요!”
지렁이가 사는 땅은 건강한 땅,
건강한 땅에서는 식물이 무럭무럭 자라지요.
생명을 꿈꾸며
땅 속에서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만나요!
■ 생명을 살리는 지렁이
눈도 없고, 코도 없는 지렁이는 피부로 숨을 쉬고 빛을 느껴요. 지렁이는 꿈틀꿈틀 움직이며 땅 속에 굴을 파요. 그러면 땅은 물과 공기가 잘 통해서 건강한 땅이 되지요. 먹보 지렁이는 나뭇잎과 벌레 등을 먹고 땅 위에 똥을 누어요. 지렁이 똥에는 땅에 좋은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어요.
지렁이가 사는 땅은 건강한 땅, 건강한 땅에서는 식물도 무럭무럭 자란답니다. 땅 속에서 생명을 꿈꾸며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만나요!
■ 환형동물 지렁이
비 오는 날에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지렁이를 본 적 있나요? 길쭉하고 미끈한 모습에 징그럽다고 얼굴을 찡그렸을지도 모르겠어요.
지렁이는 기다랗고 둥근 원통 모양의 동물로 ‘환형동물’에 속해요. 척추가 없이 마디로 이루어진 몸을 이용해 꿈틀꿈틀 움직이지요. 잘 구별되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몸에 목도리 같은 둥근 고리인 ‘환대’가 있어요. 환대는 어른 지렁이한테만 있는데, 여기서 알주머니를 만들어요. 환대랑 가까운 쪽이 머리, 먼 쪽이 꼬리랍니다. 몸에 폐가 없는 지렁이는 피부로 숨을 쉬기 때문에 마른 날에는 보통 축축한 땅 속에서 지내요. 그러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땅 위로 기어 나와 우리 눈에 보이는 거예요.
지렁이가 징그럽다고 쓸모 없는 존재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지렁이는 건강한 땅을 만들기 위해 땅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거든요. 지렁이가 땅 속에서 하는 일은 우리에게 무척 소중하답니다. 이번 책은 지렁이가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구성되었어요. 겉모습만 보고 무시했던 선입견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순환 과정에서 지렁이의 중요한 역할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생명을 살리는 지렁이의 역할
지렁이의 몸에는 마디마다 짧고 뻣뻣한 털이 나 있어요. 이것을 ‘센털’이라고 해요. 손발이 없는 지렁이는 이 센털을 이용해 몸을 움직여요. 뒤쪽 센털을 땅에 꼭 박은 뒤 앞쪽 몸을 길게 쭉 뻗어 나아가요. 그런 다음 앞쪽 센털을 땅에 박고 뒤쪽 몸을 끌어당기는 거예요. 이런 방식으로 지렁이는 꿈틀꿈틀 몸을 움직입니다.
지렁이는 꿈틀거리며 땅 속에 꼬불꼬불한 굴을 파요. 지렁이가 판 굴은 땅 속에 난 길이 되어 물과 공기가 잘 통하게 만들어 주어요. 지렁이가 굴을 많이 팔수록 땅은 폭신폭신해지고, 물과 공기가 잘 스며들어 숨쉬는 땅이 된답니다.
또한 지렁이는 땅에 버려진 나뭇잎이며 못 먹는 음식, 작은 벌레 같은 유기물을 흙과 함께 섞어 먹어요. 지렁이는 대단히 먹보여서 하루에 자기 몸무게만큼이나 먹는답니다. 지렁이가 많은 땅은 이런 썩은 유기물을 쉴 새 없이 먹어 치워 깨끗하고 건강한 땅이 되지요.
그뿐 아니에요. 먹이를 잔뜩 먹은 지렁이는 땅 위로 꼬리를 내밀고 똥을 누어요. 지렁이 똥은 동글동글한 모양의 흙똥이에요. 지렁이의 흙똥에는 땅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미생물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썩은 음식물을 먹고 대신 영양 많은 똥을 누어 땅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지렁이는 건강한 땅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일하고 있어요. 지렁이가 많으면 많을수룩 땅은 더 건강해질 거예요. 땅이 건강해지면 땅 위에서 자라는 식물도 건강해지겠지요? 식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면 우리에게 먹을 것이 풍족해질 테고요. 그럼 우리도 식물이 주는 열매를 먹고 건강하게 쑥쑥 자랄 거예요.
곧, 땅 속 지렁이의 활동은 이어지고 이어져 우리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어요. 지렁이가 땅 속에서 열심히 땅을 파고, 먹이를 먹고, 똥을 누는 일은 땅의 생명을 살리면서 동시에 우리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답니다.
■ 못쓰는 봉투에 펼쳐진 만화식 구성
이 책은 가로로 긴 판형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책을 펼치면 기다란 지렁이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표현하기에 적당합니다. 땅 속에 사는 지렁이를 담아 냈지만, 어둡고 침침하기보다는 밝고 선명과 색감과 선으로 표현한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작가는 땅 속에서 생명을 되살리는 지렁이의 마음을 느끼고 싶어서 버려진 봉투를 재활용한 종이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책 전체적으로 누런 종이 봉투의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서류 봉투의 빛깔은 누르스름한 땅 빛깔과 닮아서 자연스러우면서 편안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이 책은 지렁이의 생태 정보를 닮고 있지만 딱딱하지 않습니다. 지렁이를 관찰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만화식 말풍선 구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기 때문입니다. 책 속 아이들은 지렁이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합니다. 그러고 나서는 눈으로 들여다보고, 손으로 만지고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렁이를 알아 갑니다. 책을 읽는 독자들 역시 이 아이들과 함께 지렁이와 친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시시각각 지렁이를 노리는 파란 새입니다. 새는 지렁이를 잡아먹고 사는 동물입니다. 지렁이를 발견한 새는 쉴 새 없이 지렁이에게 관심을 보입니다. 그러다 마침내 점심에 만나자고 지렁이에게 제안합니다. 곧, 점심 먹이로 지렁이를 잡아먹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지요. 물론 지렁이는 쪼르르 땅 속으로 도망갑니다. 이런 상황을 통해 먹이 사슬에서 지렁이의 천적이 ‘새’라는 것을 재미나게 알려 줍니다.
〈꿈틀꿈틀 지렁이다!〉는 선명하면서도 자연스럽고, 편안하면서도 재미나게 지렁이의 생태 정보를 알려 주는 지식그림책입니다. 책 뒤에 지렁이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생태 정보도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