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공주
제1회 교보문고 동화공모전 전래동화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동화입니다. 묘지에서 자라 귀신을 볼 수 있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입니다. 쌍동아로 태어나 각각 다른 환경에서 자라게 되는 남매의 이야기, 천 마리의 호랑이가 사는 골짜기라는 천호골이 주는 공간적인 매력, 호랑이를 엄니로, 구미호를 오빠로 두고 귀신들과 이야기하며 묘지 공주라 불리는 소녀의 삶이 흥미를 끕니다.
이 동화 속 조선의 모습은 남녀 쌍동아를 같이 키우지 않는 양반 사회의 모습, 전염병에 걸리면 지켜야 할 금기 사항을 줄줄 읊는 모습에서 미신을 믿었던 그 시대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또 호랑이를 숭상하면서도 호랑이를 두려워했던 시대상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 소설 속에는 신격화된 ‘백호’와 같은 호랑이가 있는가 하면 무덤을 파헤치고 사람을 잡아먹는 호랑이도 있습니다. 호랑이를 잡는 착호갑사라는 생소한 직업이 등장하며 여성의 삶, 노비들의 삶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 주며, 저승사자와 죽어서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귀신들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의 세계를 보여 줍니다.
이 이야기 속에는 실존 인물인 허준이 등장하여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허준은 이야기에 실제성을 부여하며 소설에서 두창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될 때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 줍니다. 두창은 사라졌지만 현대에도 사스, 메르스, 지카 바이러스 등 무서운 전염병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염병이 주는 공포, 전염병이 발병할 때의 대처법에 대해 알아 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