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협동조합4
하지만 모든 발전해 나가는 조직에 굳이 18번 격납고라는 한계금을 그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믿거나말거나박물지는 이제 덩치가 커져서 격납고 열여덟 개론 유지를 할 수 없게 됐어. 그래서 하날 더 만들었지.
19번 격납고 말야, 바로 19번 격납고 말야.
믿거나말거나박물지가 뭐 창립 때부터 격납고를 열여덟 개 가지고 있었는지 아나? 처음엔 격납고가 세 개뿐이었다네. 하나하나 늘려가다 보니, 19번 격납고까지 가게 됐지. 믿거나말거나막물지 체계는 스스로 꽝, 폭발할 때까지 끝도 없이 격납고들을 증식하고 부풀려 나갈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체계에 몸담고 있는 인간이라 해도, 인간의 의사하곤 상관없는 거지. 언제 꽝, 괴멸하게 될지도 체계 그 자신만이 알고, 결정을 내리게 되는 거야.
그렇잖아요, 절 데려다주기 위해 말총머리가 왔다, 말총머리를 데려다주며 스위치를 내려주기 위해 한 바보가 갔다, 그 바보를 또 데려다주며 스위치를 내려주기 위해 또 다른 바보가 온다, 그 바보를 또 데려다주며 스위치를 내려주기 위해 또또 다른 바보가 간다, 그 바보를 또 데려다주며 스위치를 내려주기 위해 또또또 다른 바보가 온가…… 나는, 지하 통로 운영상의 바보스런 결점을 간파한 뿌듯함을 가지고 마구 떠들어댔다. 그게 무슨!
매순간 자기 자신한테 자기가 인간이란 사실을 끊임없이 재확인재확인재확인시킬 필요가 있어, 그래야 살아남는다.
바람 부는 밤거리에 나왔을 때, 나는 내가 어떤 폐기된 공장 건물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남부터미널 근처, 떡볶이집이 있는 골목이었다. 音協은 종로 근처에 있는데, 이젠 또 남부터미널에 있다……이것도 마술인가. 내가 서울의 지하를 십수 킬로미터나 횡단한 건가. 펨프는 격납고에 뚫린 길이 수많다, 고 했었다.
그 폐공장의 이마에는 생철판에 휘갈겨 쓴, 이런 간판이 자그마하게 달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