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Bestseller worldbook 07
19세기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민중소설 모음집
톨스토이의 도덕적, 철학적 사색의 자취가 그대로 배어있는 작품만을 선별하여 엮었다. 인간의 근원적 가치에 대해 던지는 그의 질문에서 우리는 한 예술가의 역사적 사명의식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인간애와 도덕적 삶의 자기 완성에 대한 7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었으며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기독교적 사상을 담고 있다.
그 사람은 저를 발견했으나 이마를 찡그리고 아까보다 더욱 무서운 모습이 되어 그대로 지나갔습니다. 저는 조그마한 희망마저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나이가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서서 제게로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가 다시 그 얼굴을 쳐다보았을 때에는 방금 지나가던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까는 죽을상을 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뜻밖에 밝은 그 얼굴에서 인자하신 하나님의 그림자가 어리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제 곁으로 다가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입혀 주고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 사람의 집에 도착하니 한 여인이 우리에게 불친절한 말들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인은 사나이보다 훨씬 더 무서운 얼굴이었습니다. 그 입에서 죽음의 독기가 뿜어져 나와 저는 그 입김에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저를 추운 바깥으로 쫓아내려고 했습니다. 만일 그대로 저를 몰아냈다면 그녀는 당장 죽고 말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갑자기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여인은 금세 태도를 바꾸고 부드러워졌습니다. 여인은 서둘러 저녁 식사 준비를 하면서 저를 쳐다보았을 때 벌써 그 얼굴에는 죽음의 그늘은 사라지고, 생기에 찬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서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한 것입니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