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Sing 월드북스 76-전원 교향악
세계의 명작동화를 소개하고 있는 KidSing 월드북스 시리즈는 논술용 필독 명작은 물론 다양한 명작동화를 발굴하여 전자책으로 출간하고 있습니다. <전원 교향악>은 앙드레 지드가 쓴 대표적인 명작입니다.
어젯밤에도 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눈이 조금만 더 오면 창으로 드나들어야 할 거라고 아이들은 좋아서 야단입니다. 마을의 식량은 아직 충분히 있다고 확인했으니 일단은 안심입니다. 당분간 다른 마을과는 왕래가 끊길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눈 때문에 꼼짝 못하게 되는 것이 이번 겨울이 처음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이 쌓이기는 처음입니다. 이 기회에 지난번에 쓰기 시작한 이야기를 계속할까 합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나는 장님 소녀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어떻게 할지, 소녀가 집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한 바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멜리가 얼마간 반대할지도 모른다든가, 집이 좁다든가. 살림도 그리 여유가 없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예상도 못했던 무거운 짐을 아내의 어깨에 짊어지게 한 결과가 된 것을 깨닫고 한 동안은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되었습니다. 소녀의 머리를 깎아줄 때는 나도 힘닿는 대로 아내를 도왔습니다. 아내가 내키지 않는 일을 마지못해 하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애를 목욕시킬 때는 아멜리에게 전부 맡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가장 어렵고 귀찮은 일을 아내 혼자 떠맡아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멜리는 한 마디도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