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황혼
『노을 진 황혼』(이수월 지음, 청어출판사)은 인생의 노년을 맞은 한 여인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펴낸 수필집이다.
40대에 작사가로 데뷔해 조용필의 ‘어떤 결정’, 박경희의 ‘숙명’ 등 여러 히트곡을 냈으며, 이후 2권의 시집과 에세이집 『시련이 없으면 살맛이 없다』를 발간하며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 등에 출연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저자의 굴곡진 인생사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놓았다.
어린 시절, 처음으로 춘향전을 보고 배우가 되겠다며 배우모집 광고 한 장을 들고서 서울로 상경했던 당찬 꼬마 아가씨. 처녀 시절, 두 언니의 잇따른 죽음과 가세가 기운 집안으로 인해 졸지에 처녀가장이 되었던 여인. 결혼 후 신혼 시절, 직업군인이었던 ‘운전병’ 남편을 ‘헬기조종사’로 만들었던 여인. 나이 마흔둘이란 적지 않은 나이에,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작사가로 일생일대의 전환점을 맞이했던 여인. 그리고 칠십이 넘은 지금, 연고지 하나 없이 전라남도 깊은 산 속에 혼자 내려와 살고 있는 ‘요월정 그 여자’. 이 모두가 그녀를 표현하는 수식어이다.
이수월, 사연 많은 그 여자의 인생 이야기는 총 3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 故 김흥식 장성군수, 김필식 동신대학 총장, 한승원 작가 등 요월정에서 지내며 만났던 귀한 인연들을 소소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개했다.
2부에서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네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스무 살 무렵에 두 언니를 차례로 잃은 뒤 한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야 했던 이야기, 40대에 작사가로 데뷔해 여러 히트곡을 냈지만 두 얼굴의 유명 작곡가에게 명의를 도용당했다가 19년 만에 되찾은 이야기, 조건 결혼으로 자녀 둘까지 낳았지만, 남편의 끊을 수 없는 도박으로 결국 이혼까지 하게 된 이야기, 모든 것을 다 바쳐 뒷바라지했던 하나뿐인 아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서울에서의 모든 삶을 접고 요월정으로 들어오게 된 이야기 등 저자의 기구한 인생사를 진솔하게 담았다.
3부에서는 저자의 인생 이야기와, 인생의 노년에서 느끼는 쓸쓸한 감정 등을 가슴 찡한 시로 압축하여 실었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시사하듯, 칠십 평생을 살아오면서 시련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으며, 이제 찬란하게 노을 진 황혼처럼 인생 노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 독자들도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자신의 삶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 번 느꼈으면 한다.
? 표지글 중에서
노을 진 황혼처럼,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었던 삶
‘家松 이수월 시인’의 이름을 건 가슴 찡한 인생 이야기
노후에는 초야에 묻혀 질곡의 삶 속에서도 피어난 연꽃처럼 ‘노을 진 황혼’을 살자는 것이 내 인생 마지막 목표였는데, 나의 마지막 목표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루어진 것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내 인생 끝까지 시련이 따라다니며 닥치는 것 보면, 칠순 넘긴 내가 아직도 시련을 극복할 능력이 남아 있단 말인가? 인생 살 만큼 살았는데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