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를 굽는다
되바라지지 않고 꽁치냄새처럼 구수한,
‘어차피 서로 도와야만 살 수 있는’ 공동운명체의 이야기
이 책에는, 나마저 무너진다면 이 인간 세상의 질서가 붕괴될 것 같은 두려움에 그 ‘알량한 영역’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변화에 빠르지 못한 노인, 아직 인습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여성, 어른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세상을 지배하거나 조소하고 희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저 묵묵히 견딤을 택한 미욱한 이들. 신산한 삶 속에서도 생의 빗면에 기대어 묵묵히 견디고 있는 그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 방법 외에는 알지 못하기에 그저 온몸으로 삶을 견디며 뱃바닥의 바닥짐처럼 묵묵히 이 인간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그들의 삶에 숙연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