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홀로 서서 길게 통곡하니

저자
신정일
출판사
루이앤휴잇
출판일
2015-04-17
등록일
2015-09-25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0
공급사
북큐브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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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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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선비들의 곡진하고 절절한 문장과 마주하다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가족, 벗, 스승의 죽음 앞에 미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울었던 조선 선비들의 절절하고 곡진한 문장 44편을 담았다. 이를 통해 유학과 경전에 익숙한 지엄하고 체면을 중시했던 선비들이 아닌 한 인간으로 돌아가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선비들의 절절한 슬픔 및 눈물, 아픔을 만날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딸깍발이들은 글자 한 자 한 자에 절절함과 애달픔을 녹였다. 조선이니, 유교니 하는 말을 완고하고 억압적인 가부장제와 동일시하기 십상인 우리에게는 매우 색다른 글들이 아닐 수 없다.
▶ 내용 소개
유학과 경전에 익숙한 지엄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선비들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맨얼굴을 한 선비들의 속마음을 읽다!
삶을 공유했던 가까운 이들의 죽음이야말로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큰 고통이다. 그 중 가장 큰 고통은 가족의 죽음이다. 그래서 가족이 죽어 슬픔을 묘사하는 말에는 대부분 아픔을 의미하는 ‘통(痛)’이 붙는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과 같다는 뜻의 ‘천붕지통(天崩之痛)’, 남편을 여읜 아내의 아픔은 성(城)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고통이라는 ‘붕성지통(崩城之痛)’이 그 예이다. ‘서하지통(西河之痛)’ 역시 아들 잃은 부모의 고통을 전할 때 쓰인다. 서하라는 지방에 살던 공자의 제자 자하가 아들이 죽자 너무 상심하여 눈이 멀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흔히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은 창자가 끊어지는 아픔, 즉 ‘단장지애(斷腸之哀)’라고 하니 그 통증은 짐작도 불가능하다. 소설가 박완서는 외아들을 갑자기 잃고 난 후 부모의 슬픔을 기록한 글 <한마디만 하소서>에서 그 고통을 ‘참척(慘慽)’이라고 표현했다. 참척의 사전적 의미는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죽는 일을 뜻하지만 너무나 처절하고 참담해 가늠조차 안 되는 슬픔을 나타날 때 쓰인다.
그렇다면 체면을 중시하고 절제를 중시했던 조선 선비들은 과연 그 슬픔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형제자매, 벗, 스승 등 소중한 사람을 잃은 뒤 비어져 나오는 슬픔은 선비들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슬픈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통곡했다.
자식과 아내, 가족, 벗의 죽음 앞에 미어진 가슴
조선 선비들의 절절하고 곡진한 통곡의 문장 44편!

“네가 떠난 뒤로 흙덩이처럼 방 안에 앉아 하루 종일 멍하니 벽만 바라보고 있단다. 앉아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나가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구나. 혹은 책을 펼쳐놓고 한숨을 내쉬고, 혹은 밥상을 앞에 놓고 탄식하며, 혹은 그림자를 보며 중얼거리기도 한단다. 산을 보아도 네가 떠오르고, 물가에 가도 네가 떠오르며, 평대의 솔바람 소리를 들어도 네가 떠오르고, 달밤에 작은 배를 보아도 네가 떠오르니, 언제 어디서나 모두 네 생각뿐이로구나. 하지만 너의 자취는 이미 연기처럼 먼지가 되어 사라졌으니, 찾아도 보이지 않고 구해도 얻을 수가 없구나.”
조선 후기 평론가로 이름을 날린 이하곤이 맏딸 봉혜의 죽음을 맞아 통곡하며 쓴 <곡봉혜문>의 일부이다. 그는 갑작스런 여섯 살짜리 딸아이의 죽음 앞에 “심장이 찔리고 뼈가 깎이는 참혹한 고통”이라는 통절한 표현을 썼다.
다산 정약용 역시 네 살짜리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 “간장을 후벼 파는 슬픔”이라며 참척의 아픔을 토로했다. 여기에는 지엄하고, 체면을 중시했던 선비가 아닌 아픈 자식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던 한 아버지로서의 애절함과 비통함이 가득 담겨 있다. 이는 익히 우리가 알고 있던 선비들의 모습과는 완연히 다르다. 그들은 슬픔을 좀체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슬픔을 애써 삭이며 마음속으로만 울어야 하는 절제를 미덕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속에 똬리를 튼 애통함은 어찌할 것인가.
사랑하는 자식과 아내, 가족, 벗, 스승의 죽음 앞에 미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없이 울었던 조선 선비들의 절절하고 곡진한 문장 44편을 담았다. 이를 통해 유학과 경전에 익숙한 지엄하고 체면을 중시했던 선비들이 아닌 한 인간으로 돌아가 따뜻한 마음을 지닌 한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의 선비들의 절절한 슬픔 및 눈물, 아픔을 만날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딸깍발이들은 글자 한 자 한 자에 절절함과 애달픔을 녹였다. 조선이니, 유교니 하는 말을 완고하고 억압적인 가부장제와 동일시하기 십상인 우리에게는 매우 색다른 글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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