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가고 싶은 날
목선이 늘씬하게 잘 빠진 고려 청자와 조잡한 싸구려 옹기가 한데 어우러지고, 누렇게 변한 한가로운 옛 문인화와 이름 모를 서투른 정물화가 나란히 걸려 있는 곳.(…) 잿빛 스님이 휘적휘적, 카메라 든 외국인이 두리번두리번, 소박한 가게의 고풍스런 서까래와 모던한 인테리어 장식이 동시에 눈을 잡아끄는 곳. 향 냄새, 된장 냄새, 꽃 냄새, 그리고 사람 냄새…….
한국을 대표하는 살아있는 박물관, 인사동 길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안국역 입구에서부터 종로 3가의 탑골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는 큰길, 그리고 그 옆의 조계사 길에 쭉 늘어서 있는 가게들과 골목골목마다 숨어 있는 전시관 3백 70여 군대를 소개했다. 사람 냄새 물씬나는 다채로운 풍경들, 토종과 퓨전이 공존하는 인사동 특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책은 안국역 입구에서부터 종로 쪽으로 내려왔다가 길을 가로질러 다시 안국역 쪽으로 올라가는 구성이다. 발길 닫는 대로 어슬렁어슬렁 마치 실제 인사동 길을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가게마다 자세한 소개와 주인이 각별히 추천하는 물건들이 예쁜 사진으로 담겨져 있다. 마음에 드는 가게를 발견하면 직접 찾아갈 수 있도록 지도를 그려 놓았고, 인덱스가 있어 가게 이름이나 분야별로도 찾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