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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야 진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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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이야 진메야

저자
김용택 저
출판사
살림출판사
출판일
2013-09-04
등록일
2016-08-1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MB
공급사
예스이십사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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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인의 맑은 감성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
자연과 사람에 대한 간절하고 애틋한 그리움

『옥이야 진메야』는 전라북도 임실 섬진강변의 진메 마을에서 태어난 한 아이가 푸른 자연을 벗 삼아 성장하는 과정을 아름답고도 잔잔하게 담아낸 창작동화이다. 아이는 강변길을 따라 학교에 가고 집에 돌아오고, 책상도 지붕도 없는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산새와 토끼를 쫓아 친구들과 뛰놀며, 밤하늘의 별과 달빛을 바라보면서 점차 순수한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깨달아 간다. 이 책을 쓴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은 신경림 시인 이래 농촌적 서정을 가장 빼어나게 표현하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만큼 『옥이야 진메야』에는 오직 그 시절의 농촌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사계절의 풍성함과 넉넉하고 푸근했던 마을 사람들의 일상이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생생하게 그려진다. 작가의 시적 상상력과 언어는 책의 곳곳에 녹아들어서, 아이가 옥이와 함께했던 진메 마을의 풍경 속에서 느낀 설렘과 안타까움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러나 작가가 『옥이야 진메야』를 통해 바라보는 것은 비단 아름다운 자연과 티 없이 해맑은 동심만은 아니다. 작가는 6?25라는 시대의 비극을 견디며 황폐해져 버린 논밭을 일구어 온 사람들을, 지난한 삶 속에서 어느새 억세져 버린 어머니와 누이의 손등을, 그리고 험난한 세월 속에 말없이 스며든 이웃들의 아픔과 눈물을 발견해 낸다. 그리고 시인의 맑은 감성을 붓끝에 담아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써 내려간다. 『옥이야 진메야』는 심지어 동화라는 형식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는다면, 작가가 사랑하는 섬진강 사람들의 풍속에 대한 알뜰살뜰한 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진메 마을을 품어 기른 어머니 같은 강 섬진강,
그리고 그 강 자락을 일구고 살아가는 사람들

작가는 책의 첫머리에서 섬진강 자락 진메 마을을 마치 자신의 손금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처럼 세밀하게 묘사해 낸다. 마을 곳곳에 붙은 독특한 이름과 유래를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 앞산과 뒷산의 구석구석과 저마다 다른 돌 하나하나의 생김생김에까지 애정 어린 시선을 던진다. 모든 것의 중심엔 모두에게 넉넉한 품을 내어주는 유구한 강물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강물과 함께 뒤엉키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작가의 언어 속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다시 태어난다. “그 옛날 마을 사람들은 비록 가난하고 배고프고 못 배웠어도 함께 어울려 살 줄 알았다. 마을에는 모내기 잘하는 사람, 베 잘 짜는 사람, 굿 잘 치는 사람, 쟁기 잘 만드는 사람, 쟁기질 잘하는 사람, 밥 잘하는 사람, 나무 잘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일하고 놀며 남의 일을 내 일처럼 돌보며 살았다.” 어려운 일은 함께하고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면서……. 진메 마을은 말 그대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진메 마을을 흐르는 강은 마을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과 매순간을 함께했고, 그들의 삶은 다시 그대로 강물을 닮아 여울졌다.
책 속에는 아무런 구김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었던 그 시절의 풍경이 가득하다. 『옥이야 진메야』는 심지어 동화라는 형식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는다면, 작가가 사랑하는 섬진강 사람들의 풍속에 대한 알뜰살뜰한 기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시골 마을의 인기 행사였던 학교 운동회와 첫눈이 내리는 날의 눈싸움, 신나는 가을 소풍과 겨울방학, 일 년 중 가장 큰 구경거리인 대보름 농악놀이, 그리고 못내 아쉬운 졸업식……. 지금은 이미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진 세시풍속에 관한 기록은 이 동화의 곳곳에 마치 밑그림이라도 되는 것처럼 깔려 있다.

우리의 각자의 마음속에 깃든 진메 마을과 옥이
그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에 대한 갈망

옥이는 진달래꽃과 함께 진메 마을로 이사 왔고, 어느 샌가 아이의 마음속으로 살며시 다가왔다. 곱게 땋아 내린 머리와 저고리, 날렵한 치마와 버선코. 옥이와 처음으로 눈이 마주칠 때 느낀 아찔함과 처음으로 우산을 함께 쓰고 걷게 된 날의 긴장감. 처음으로 옥이에게 선물을 주던 날의 두근거림과 보리밭 길을 걷는 옥이의 뒷모습을 보는 행복함. 아이가 그런 옥이와 함께 바라본 진메 마을의 삶은 한껏 평화롭고 자유롭다. 작가는 분명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 저마다의 마음속에도 진메 마을과 옥이가 깃들어 있다고 말하려는 듯하다. 이처럼 아이의 순수함으로 옥이와 함께 만들어 가는 이 총천연색 동화는 어느새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아릿한 감동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그것은 단지 옛 시절에 대한 기억과 퇴행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현실을 다시 보고 다시 살게 하는 힘이 된다. 학교에 가고 집에 돌아오는 그 강변길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 그리고 논밭과 친구들과 진메 마을 사람들이 섬진강 시인 김용택에게 ‘커다란 책’이 되어 주었듯이, 그의 유일한 장편동화인 『옥이야 진메야』는 우리들에게 삶과 자연 앞에 좀 더 겸손해지는 자세를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책’으로 남을 것 같다.

진메 마을의 사계절을 드나들며 가난한 시절, 그곳의 모습을 재현해 낸
정순희 그림 작가의 섬세함이 불러온 감동

자연과 사람들이 어울려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모습을 재현한 정순희 씨의 그림은 자연과 사람들의 교감 속에서 울리는 깊은 소리를 내는 듯하다. 책 속에는 가난하지만 너무나도 찬란했던 그 시절의 풍경이 가득하다. 이런 생생한 기록을 그림으로 살려내기 위해 그림 작가 정순희 씨는 전북 임실의 진메 마을을 사계절 드나들며 그림을 그리는 내내 진메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살았다고 한다. 마치 그녀의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 듯한 그 시절 그곳에서 뛰어놀던 아이들, 농사일을 하는 마을 사람들이 책장을 열면 살아 움직인다. 유난히 척박한 땅을 골라 피어난 연분홍 진달래 꽃잎에 번진 눈물 한 방울과 땀 한 방울의 흔적도, 한여름 밤 시간과 장소를 담아내는 색다른 어둠의 깊이, 비가 오고 난 뒤 강물의 흐름이 만들어 낸 빛의 하늘거림은 우리에게 옥이와 진메 마을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각인시킨다. 시골 마을의 인기 행사였던 학교 운동회 때, 바통을 들고 뛰는 맨발과 버선발의 동네 아낙네들 모습에서는 고된 삶의 무게를 벗어 던진 홀가분함이 경쾌하게 다가온다. 첫눈이 내리는 날의 눈싸움, 신나는 가을 소풍과 겨울방학, 일 년 중 가장 큰 구경거리인 대보름 농악놀이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얼굴들에서도 저마다 기쁨의 농도를 달리 표현한 섬세함이 보는 이의 감정도 쉽게 이입시킨다. 옥이가 진메 마을을 떠나던 날 진달래꽃의 처연한 빛으로 마무리되는 이 동화의 마지막 장면은 6년 전 어린 옥이가 진메 마을에 처음 오던 날 반기던 진달래꽃의 고운 빛과 오버랩되며 어린 소년과 소녀의 성장의 아픔까지도 아련히 느끼게 한다. 한지 위에 곱게 스며든 진메 마을의 사계절 빛깔과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모습을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재현해 낸 아름다운 한국화를 만나는 것 또한 이 책을 만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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